해당기사 CF보기
목록보기
그랜저
건방진 점원의 자동차 팔기?
작성자 : peri82

차를 선택하는 기준은 무엇이 있을까? 성능? 디자인? 가격? 연비? 아마 구입하고자하는 차와 관련된 모든 정보가 그 기준이 될 것이다. 그리고 빼먹을 수 없는 또 한 가지, 내 차를 보게 될 사람들의 ‘시선’이다.

사람들에게 ‘차’란 무엇인가?

자동차에 ‘편리한 탈 것’ 이외의 의미가 없다면, 아마 엄청난 돈을 들여가며 광고를 만들 일도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카를 벤츠가 처음으로 차를 만들어내고 약 120년이 지난 지금, 이제 자동차는 ‘편리한 탈 것’을 넘어 운전자의 사회적 위치를 나타내는 ‘지표’로써의 의미까지 발전했다. 자아를 드러낼 수 있는 여러 방법 중의 하나가 바로 자동차인 것이다.

‘설득의 심리학(로버트 치알디니 저)’에 재미있는 실험이 하나 있다. 신호가 파란불로 바뀌었는데도 앞의 차가 움직이지 않고 있을 때, 만일 그 앞차가 최고급 승용차라면 우리는 우리 앞의 차가 값싸고 낡은 소형차일 때보다 훨씬 더 오랫동안 기다렸다가 경적을 울린다는 것이다. 이러한 실험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고급차=높은 직위’의 공식을 갖고 있다. 어느새 인가 고습 승용차는 권위의 상징이 된 것이다.

이번 그랜저 뉴럭셔리의 광고는 바로 이러한 사람들의 심리를 투영하고 있다.
‘요즘 어떻게 지내냐는 친구의 말에, 그랜저로 대답했습니다.’, ‘당신의 오늘을 말해줍니다.’
세련된 카피다. 조금 식상할 수도 있는 상황 설정이지만 그랜저라는 제품의 이미지를 내세우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그동안의 광고에서 수입차들과의 비교를 통해 자사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던 그랜저 뉴럭셔리, 이번 광고에서는 그 자신감을 넘어 오만함이 엿보일 정도다. 전체적으로 깔끔한 광고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한 가지 문제는, 그랜저 뉴럭셔리의 성능, 가격 등의 조건을 떠나, 사람들이 생각하는 고급 대형세단에 대한 인식이 어느 수준에 있느냐이다. ‘요즘 어떻게 지내?’라는 친구의 물음에 당신은 진정 ‘나 요즘 그랜저 타잖아!’라고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겠는가

성공의 기준?

그랜저 뉴럭셔리의 차종은 대형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실제적으로 sm7과 같은 ‘준대형차’ 혹은 ‘프리미엄 중형’으로써 대형차 시장에 포함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중대형차인 그랜저 뉴럭셔리가 더 비싸고 고급스러운 대형세단의 여러 브랜드들을 제치고, 이 광고에서처럼 ‘성공’을 얘기할 수 있는 것일까? 아니, 그것은 명백한 교만이다. ‘당신의 오늘을 말해줍니다.’ 이 카피를 응용해 말해보자면, 당신의 오늘보다 더 나은 오늘을 말해줄 차는 널리고 널린 것이 현재의 자동차 시장이라 할 수 있다.
이 광고가 암시하듯 성공의 잣대가 ‘차’라는 제품이라면 기사 없이도 탈 수 있는 오너형 자동차인 그랜저 뉴럭셔리가, 성공을 대표하는 차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물론 오너형인가 아닌가가 고급차의 기준은 아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우리의 머릿속에 ‘그랜저=성공’이라는 공식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일까?

광고가 브랜드의 이미지를 만든다

한 중년의 남자와 여자가 회전문을 통과하며 서로를 확인한다. 남자는 그랜저를 타고 떠난다. 이때 중년 여자가 그 뒷모습을 바라보며 말한다. ‘참 많이 변한 당신, 멋지게 사셨군요.’ 몇 년 전 그랜저의 광고이다. 그랜저라는 제품에 성공의 이미지가 있었기에 가능한 광고였을까? 글쎄, 필자가 생각하기엔 그 반대라고 생각한다. 그랜저라는 제품에 성공과 고급스러움이라는 이미지를, 광고를 통해 반복적으로 반영을 해왔기에 가능한 광고였던 것은 아닐까…

이번 광고 역시 마찬가지이다. 실상 당신의 성공을 반영해줄 수 있을 만 한 차는 그랜저 뉴럭셔리 말고도 수없이 많다. 수입차 시장까지 생각한다면 그야말로 이 광고는 번데기 앞에서 주름을 잡는 격이다. 그렇다면 이 광고를 만든 사람들과 이 아이디어를 수락한 광고주들은 이런 부분을 생각하지 않았던 것일까? 그럴리 없다. 아마 이 광고의 아이디어가 채택되고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분명 누군가는 이런 얘기를 한 번쯤은 했을 것이다.
“요즘 어떻게 지내냐는 친구의 말에, 그랜저로 대답했습니다 라고? 그럼 그 친구가 ‘아, 그렇구나! 나는 메르세데스 벤츠 뉴 s클래스 타는데!’라면 어쩔 거야?”
우스갯소리지만 이런 얘기가 한 번쯤 나올 법도 하지 않은가?
하지만 이런 부분을 감수하고서라도 이 광고가 내세우려 한 것은 오만함이 아니라 브랜드의 가치를 최상으로 끌어 올릴 수 있는, 혹은 유지할 수 있는 제품에 대한 ‘확실한 이미지’가 아니었을까
현재 자동차 시장이야 어떻든 소비자들의 마음속엔 이미 그랜저와 성공의 이미지가 함께 자리하고 있다. 바로 이것이 이번 그랜저 뉴럭셔리 광고와 그동안 진행되어 온 그랜저 광고의 힘이다.

우리는 우리의 오늘을 말 해줄 수 있는 ‘가치‘를 구매한다. 제품을 파는 곳은 매장이지만 우리가 원하는 그 가치를 파는 곳은 바로 광고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이번 그랜저 뉴럭셔리의 광고는 약간 불손하긴 했지만 가치를 파는 점원의 역할에는 너무나도 충실했다.

해당 글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을 더해 보세요.(40 내공 적립)

FAQ

Contact

개인정보취급방침I회원약관I회사소개
06039) 서울특별시 강남구 도산대로12길 25-1(구주소 : 서울특별시 강남구 논현동 11-19)
사업자등록번호 : 211-87-58665 통신판매업신고 제 강남-6953 호 (주)애드크림 대표이사 : 양 숙
Copyright © 2002 by TVCF.All right reserved. Contact webmaster for more inform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