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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 s.t. 듀퐁
예약 구매자 만 오천 명 외의 사람들에게까지도 공감을 준 어린왕자

작성자 : shys16

일부의 사람들에게는 특유의 심리가 있다. 일종의 ‘저항 심리’ 또는 ‘반발 심리’라고 표현해도 무방할 듯싶다. 너무 잘나 보이려고 하는 사람 또는 물건을 보면, ‘어차피 오르지 못할 나무요’, ‘내 것이 아닌 물건이요’, 심지어는 ‘재수 없다’라고 단정을 지으며 완벽한 무관심으로 그 사람 또는 물건을 무시하며 배제하는 경향이 있다. ‘must have'라는 카피를 내세웠던 스카이 광고가 그 심리의 피해자일지 모른다. 스카이폰이 만인이 갖고 있어야할 필수품이라는 식의 거만한 접근 때문에 결국, 대중들의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그랬던 이노션 월드 와이드가 ‘사람을 향합니다’라는 카피만큼의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어린왕자, 남자가 되다’로 재도약을 했다. 완벽하게 적합한 남자모델을 선정했다는 이유도 크겠지만, 어린왕자 컨셉이 아니었다면 최고의 모델을 쓴들 지금만 했을까? 'must have' 컨셉처럼 ‘강요’가 아닌, ‘공감’을 통한 동질감으로 성공의 짜릿함을 준 대역전의 드라마가 올 가을 탄생했다. 바로 스카이와 팬택이 손잡고 내놓은 아날로그적 감성을 접목한 프리미엄 풀터치폰 ‘에스티 듀퐁폰‘으로 더 잘 알려진 ‘스카이 듀퐁폰’의 광고다. 99만원 안팎의 고가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예약 1차 물량 1만5000대가 모두 소진됐다면 사람들의 거부감을 사고도 남았을 텐데, 이 광고는 미움은커녕 훈남 외국인모델과 더불어 잘 짜인 컨셉으로 화재가 되고 있다.

광고를 처음 접한 후 느낌은 ‘잡고 싶다’ 였다. 남자가 된 어린왕자가 못가도록 손을 뻗어 붙잡고 싶었다. 나는 앉아서 더 볼 마음이 있으니 커튼을 닫고 무대를 떠나지 말고 좀 더 보여주세요. “ 앵콜~ ! ” 이라고 외치고 싶었다. 완벽한 만큼 아주 짧게 느껴지는 광고였다. 인터넷으로 다시보기 해보니 정확히 15초짜리다. 짧게 느껴진 게 아니라 정말 짧았던 것이다.

그래서 더 신기하다. 스토리 보드를 따라 흐르며 쉴 틈 없이 휙휙 지나가는 것만 같았던 장면들 하나하나가 기막힐 정도로 섬세하게 연출이 되어있다. 각 장면이 평균 1.5초 밖에 안 된 다는 것이 아까울 정도로 말이다. 1초 1초를 잘라서 보니 총 12개의 씬으로 구성되어 있다. 12개의 장면을 겨우 15초 안에 탱고의 선율에 완벽하게 박자를 맞춰가며 넣은 노고를 기리며 지금부터 각각의 장면들을 짚어보고자 한다.

scene 1 - 방문 닫히는 소리와 유럽 귀족풍의 대형서재가 담긴 장면이 0.5초만에 마력이 느껴지는 비장한 탱고소리에 묻히며 다음 장면으로 급전환된다.

scene 2 - 사람이 나가고 방이 비었음을 확인한 어린왕자는 호신용 칼을 든 채 ‘le petit prince' 라는 프랑스어로 된 ‘어린왕자’ 원서로부터 뛰어나온다. 저자 쌩땍쥐뻬리가 프랑스 사람임을 고려한 점에 눈길이 간다. 나오자마자 사람들이 있나 없나를 살피는 고갯짓은 진지하면서도 귀엽기 그지없다. 책의 그림느낌을 그대로 살린 종이인형 같은 귀여운 왕자가 드디어 탱고 선율에 맞춰 상상적 동심을 우리들의 현실로 끌어들이는 순간이다.

scene 3 - 전신거울 앞에서 왕자복을 벗고 많은 세월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어린아이인 자신의 외모를 확인한다.

scene 4 - 지적인 성인남자를 표현하기에 안성맞춤인 흰 와이셔츠를 어느새 다 입고 소매 단추를 채운다. 아직은 어색하지만 어린왕자가 갖고 싶은 남성미의 가능성을 보인다.

scene 5, 6 - 옷장 속에 빼곡히 박혀있는 수많은 정장 재킷들 중 하나를 숙련된 솜씨로 재빨리 고르고 입는다. 남자다운 거침없는 선택이 아이의 얼굴을 하고 있는 종이인형에게조차 남성미의 시작을 알린다.

scene 7 - 거울 속의 자신의 모습을 보며 여느 멋진 남자배우들이 영화나 광고 속에서 많이 하던 손가락 포즈와 못마땅한 표정을 한다. 무언가가 부족하다는 걸 시청자들도 왕자와 마찬가지로 느껴야하는 부분이지만 내가 처음 광고를 접했을 때는 휙 지나가는 장면이라 깨닫기도 전에 다음 장면으로 전환되었던 기억이 난다. 광고를 보는 이로 하여금 진지하게 고민할 줄도 아는 남성성을 어린왕자로부터 발견하게 한다. 동시에, 잠시 후면 나올 임팩트를 예감하게 한다.

scene 8 - 왕자의 시선은 탁자 위의 듀퐁폰에 꽂힌다. 듀퐁폰을 시청자의 눈에 가까이 둔 채 카메라 초점이 먼발치의 왕자로부터 시청자의 시선에 더 가까운 듀퐁폰으로 옮겨간다. 그리고, 다른 장면들보다 0.5초 정도 더 길게 시간을 둠으로써 왕자가 아닌 듀퐁폰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는 걸 인식하게 한다.

scene 9 - '팅~‘ 소리를 내며 마치 라이터를 켜듯이 상단의 푸쉬업(push-up) 방식의 잠금키를 연다. 어린왕자의 모습이 매끌매끌한 듀퐁폰 스크린에 반영된다 싶을 때, 역시 1초도 안 되어 화면이 급전환된다.

scene 10 - “앗! 깜짝이야. 누구세요?” 라고 물을 새도 없이 매혹적인 불길이 눈에 들어온다. 그 불길은 어느 새 성인 남자얼굴로 바뀐 왕자를 태울 듯 에워싸며 아래로 아래로 타들어간다. 나는 곧 라이터 불에 타며 성인남자로 변신중인 금발모델의 남성미 넘치는 바디라인과 천천히 고개를 돌릴 때 느껴지는 느리지만 진한 생동감에 넋을 잃었다.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어린왕자, 남자가 되다’ 라는 카피에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남성모델이 아닌 카피라는 이름의 글귀에 반해버렸다.

scene 11 - 사람이 아닌 글귀에 반해 멍해졌을 즘, 또다시 연타로 내 귀를 때린, 아니 내 귀에 캔디 같았던 성우의 매력 넘치는 불어발음! “sky~ s.t.dupont ! ' 정말 이 광고의 세련미를 극치로 끌어올린 끝내기 홈런이 아닐 수 없었다. 이 끓어오르는 감동이 무엇인지를 시청자들에게 친절하게 설명이라도 하려는 듯, 화면엔 마지막 씬이 어느덧 자리 잡고 있다.

scene 12 - 붉게 물든 폰트 'got fever?'처럼 시청자들의 열정에 불을 붙힌 이 광고야말로 급격히 추워진 늦가을을 따스하게 녹여줄 핫팩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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