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마켓을 이용해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저 사람인가? 혹시 아니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을 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태어나서 처음 보는 사람과 거래를 하기 때문이다. 당근마켓은 거래가 성사되기 전까지 이용자들은 온라인 상에서 사진으로만 물건을 확인하고, 채팅으로 가격을 정한 후 직거래를 위한 날짜와 시간을 정한다. 하지만 당근마켓 그 어디에도 판매자나 구매자의 나이, 생김새, 성별 등의 신원정보는 나타나 있지 않다.

그래서 누가 거래를 하러 나오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약속 시간대에 약속장소에 나타나는 모든 사람들을 눈여겨보게 된다. 그 과정에서 거래에 나온 사람들은 ‘당근이세요?’라는 질문으로 상대가 거래를 하러 나온 사람임을 확인하게 되었고, 이는 곧 당근마켓 중고거래의 유행어가 되었다. 위 광고는 그러한 ‘당근이세요?’라고 묻는 상황을 재치 있게 표현한 광고 영상이다.

눈과 귀를 모두 만족시키는 아트 마케팅

이 광고는 거래를 하는 상대방을 확인하기 전까지 속으로 고민하는 상황을 아트마케팅을 사용하여 표현하였다. 아트 마케팅이란 기업의 마케팅 수단으로 예술 인프라를 활용하여 소비자의 문화적 욕구를 만족시키는 동시에 제품과 브랜드 가치도 상승시키는 일련의 감성 마케팅 전략이다(김정현(2009), 아트광고가 소비자반응에 미치는 효과). 그 중에서도 뮤지컬의 형식을 이용한 아트 마케팅 기법을 사용하였는데, 뮤지컬에서 두 주인공이 자신의 감정을 노래로 표현하듯, 영상에 나온 두 사람은 서로의 심정에 대해서 뮤지컬 노래로 표현하고 있다.

노래 뿐만 아니라 영상의 미장센도 두 사람이 각자 노래할 때마다 초점과 구도를 달리 하며 이 광고를 시청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실제 뮤지컬을 보는 듯한 느낌이 나도록 하였다. 조명 또한 영상의 미장센에 큰 영향을 주었는데, 영상 속 두 주인공이 노래를 하는 장면에서 조명은 정면에서 강하게 비추며 실제 뮤지컬의 스포트라이트를 연상시키는 듯 했다. 하지만 현실에서 거래하는 상황을 보여 줄 때에는 위에서 비추는 가로등 빛을 사용하여 상상과 현실 사이의 명확한 구분을 가능하게 했다.

모두를 공감시키는 광고

이 광고는 감성적 소구를 많이 사용하여 보는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 광고다. 감성적 소구 중에서도 음악과 춤, 생활의 단면 기법 등을 사용하였는데, 먼저 음악과 춤을 사용함으로써 긴장되는 분위기를 재치있게 표현하였다. 대사로 표현하였다면 평범한 광고에 불과했을 장면을 음악과 춤을 사용하면서 시청자들로 하여금 더욱 광고에 몰입하게 만든 광고였다. 또한 생활의 단면(Slice of Life) 기법을 사용함으로써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다.

중고 직거래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많은 사람들이 어떠한 상황인지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했다. 분위기가 고조되는 시점에서 장면이 전환되며 나온 ‘당근이세요?’라는 대사는 이 광고의 핵심 카피로 작용하였는데, 우리가 일상 속 중고거래에서 쉽게 경험할 수 있는 상황이라 더욱 강하게 기억에 남을 수 있는 것 같다. 또한 후드티와 맨발에 슬리퍼를 신고 방금 집에서 나온 듯한 복장의 주인공과, 양복에 넥타이와 가방을 메고 구두를 신고 방금 직장에서 퇴근한 듯한 복장의 주인공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인물이라 더 공감이 되었고, 아내의 부탁에 대신 거래를 하러 나온 남편들의 모습은 시청자들을 웃음 짓게 하는, 공감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전반적으로 이 광고는 굉장히 잘 만들어진 광고영상이라고 생각한다. 중고거래는 사실 사기와 불신에 대한 이미지가 워낙 강했다. 하지만 당근마켓의 이러한 광고는 중고거래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잠재우고 중고거래의 인간적인 모습을 잘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여러 크리에이티브 요소들이 아주 절묘하게 어우러지고, 그와 동시에 사람들의 눈과 귀를 동시에 만족시키며 웃음 짓게 만드는 마음 따뜻해지는 광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