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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UNIQLO), 유니크(UNIQUE)한 클락(CLOCK)과 만나다


2008년 칸느 국제광고제에서 사이버 부문과 티타늄 부문에서 그랑프리를 차지하며 화제가 되었던 캠페인이 있다. TV로는 볼 수 없지만, 우리가 TV를 볼 동안에는 이 캠페인은 컴퓨터에서 활동하기 시작한다. 이 캠페인은 시계의 형태를 띤 스크린세이버이기 때문이다. 물론 PC의 스크린세이버 이외에도 블로그에 위젯으로 등록할수도 있다. 이 인터랙티브하면서 기발한 캠페인의 주인공은 바로 일본 최고의 의류업체 ‘퍼스트 리테일링’의 브랜드 ‘유니클로(UNIQLO)’다.


일명 '유니클락(UNIQLOCK)'으로 불리우는 이 캠페인은 2009년 10월 현재 세계 214개국의 유저에 의해 3억 5천만의 페이지뷰를 넘었다.
수치적으로는 미국과 우리나라의 모든 국민이 보고도 남은 셈이다. 그리고 유니클락을 위젯으로 등록한 블로그 수는 96개국 5만9천여 개에 달한다. (유니클락의 홈페이지<http://www.uniqlo.jp/uniqlock/> 의 WORLD UNIQLOCK에서 실시간으로 확인가능하며, 위젯으로 등록한 개인 블로그 리스트도 볼 수 있다.)
2007년 6월부터 시작된 이 캠페인이 불과 2년여 사이에 이런 성과를 이뤄낸 것은 경이적이다. 사실 이 캠페인의 성공의 이유를 설명하기에는 너무 다양한 요소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기에, 딱히 하나의 이유를 찾아내기가 어렵다.

유니클락 캠페인 안에는 ‘시계’와 ‘스크린세이버’라는 기능적인 측면 이외에도 ‘댄스’, ‘음악’과 같은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 유니클락의 컨셉은 간단하다. 시간이 나오고, 그 중간에 시계의 템포에 맞추어 무표정으로 일관한 4명의 여성들이 기계적인 춤을 반복해서 춘다. 물론 유니클로의 옷을 입고 말이다. 매우 간단해보이지만 이 반복적이고 기계적인 패턴으로 인해 세계 공통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던 것이다. 거기에 50년대 재즈를 모티브로 제작된 일본 시부야계 뮤지션인 판타스틱 플라스틱 머신의 BGM 또한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FPM의 DJ 다나카 토모유키가 재즈의 4비트 스윙에서 힌트를 얻어 만든 곡들은 2007년 이 캠페인이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끝임없이 웹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인터뷰에서 다나카 본인도 이러한 작업은 ‘존 케이지’도 실험해보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을 정도였다.

이 캠페인은 ‘블로그에 유니클로의 미디어를 전개하자’라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되었다. 그것이 ‘영상’과 ‘음악’을 심플하게 화면에 전개시키는 방향으로 발전되었고, ‘5초의 시계표시’와 ‘5초의 댄스’라는 비주얼 컨셉으로 제작되게 된 것이다. 디렉터 코다마 유이치씨는 가장 어려웠던 것은 오히려 캐스팅이었다고 말한다. 계속 보고 있어도 질리지 않고, 보는 이로 하여금 4명의 조합이 다양한 스토리를 상상하게 만드는 존재감있는 여성 댄서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러한 기준으로 200명 이상의 지원자 중 오디션을 통해서 4명을 선발하였다.




현재까지 시즌 6으로 나뉘어 전개되어 온 유니클로에도 캐스팅으로 인한 과도기가 존재했다.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던 1기 멤버들과 더불어 2기 멤버를 선발하였던 것이다. 오디션영상 공개부터 새로운 시즌의 시작 전까지 2기 멤버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지만, 결국 2기 멤버는 한번의 시즌을 끝으로 다시 1기 멤버들에게 자리를 내주고 사라져버렸다.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을 입증시켜 준 셈이다.

사실 이런 유니클락의 컨셉이 갑자기 나온 것은 아니다. 이전 유니클로의 CM들은 일관되게 유니클로의 옷과 댄스, 음악이라는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었고, 일관되게 모던하고 심플하면서 젊은 감각의 톤앤매너를 유지해왔다.




한국에서 온에어되었던 유니클로의 데님 CF에도 이러한 유니클로의 톤앤매너의 일관성이 잘 나타나있다.


유니클로의 이러한 젊고 감각적인 톤앤매너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재즈풍이나 힙합풍의 흑인 음악 컨셉의 BGM이다. 유니클락의 BGM을 담당했던 FPM의 다나카씨의 말에 의하면, 전단지 제작같은 작은 일까지 관여한다는 유니클로의 야나이 다다시 회장이 가장 좋아하는 음악이 ‘재즈’라고 한다. 클라이언트의 취향이 반영되지 않을 수 없겠지만, 유니클로의 광고의 이러한 일관된 이미지는 이제는 모던하다거나 심플하다고 하기보다는 ‘유니클로스럽다’라고 말하는게 어울릴만큼 독보적인 비주얼을 구축해나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참고로 유니클로의 광고에이전시는 덴츠(電通), 유니클락은 PROJECTOR라는 에이전시가 담당)


‘유니클로’라는 중저가 브랜드가 일본 1위, 세계 6위의 의류업체로 성공한 데에는 바로 이러한 유니클로만의 색깔을 유지해왔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꾸준한 브랜드 이미지 관리와 구축이 있었기에 유니클로의 신화가 쓰여질 수 있었던 것이다. 실제로 유니클로의 성장은 세계 경제의 불황을 모를만큼 무섭게 진행되고 있다. 일본 의류업계에서 11%의 점유율로 선두를 지키고 있는 모회사 ‘패스트 리테일링’은 2009년 4월 24일 신주쿠역 서쪽출구에 플래그쉽 스토어를 오픈했다. ‘사쿠라야’라는 대형전자상점 전체를 ‘유니클로’매장으로 바꿔버린 것이다. 10월 2일에는 디자이너 질샌더와 협업 제작한 플러스 제이 컬렉션도 선보였다. 세계 경제 불황에 걸맞지 않는 공격적인 전략이다. 하지만 유니클로의 매장엔 언제나 사람들이 붐빈다. 2020년 세계 1위 어패럴 제조 소매업체를 목표로 한다는 야나이 다다시 회장의 말이 단순한 포부로만 들리지 않는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일지도 모르겠다.


이번 시즌에 유니클락이 프랑스 파리에 날아갔다. 패션의 본고장으로의 도약을 꿈꾸는 것일까? 사실 그렇게 무겁고 거창한 의미를 두기에 음악은 아직도 신나고 흥겨우며, 댄서들의 춤은 상큼 발랄하고 귀엽다. 이 끊임없이 반복되기 그지없는 특이한 시계는 6번의 시즌이 지나가고 있음에도 아직도 그 춤사위를 멈출 생각을 하지 않고 있는 듯하다. 유니클로의 글로벌 웹사업부의 카츠베 켄타로 부장은 세계에 통용되는 브랜드로서의 유니클로의 제품 정보를 발신하는 채널이 바로 ‘유니클락(UNIQLOCK)'이라는 것. 그리고 그 스테이지는 아직 1막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새로운 광고의 가능성을 연 아이디어에 수여하는 티타늄부문에서 그랑프리를 탄 유니클로는 아직 배가 고픈가보다.

우리가 잠든 사이에도 유니클락은 멈추지 않는다. 인터넷의 블로그에서도, 세계 반대편 어느 나라의 주인이 잠시 자리를 비운 컴퓨터에서도 유니클락은 춤추고 있다. 무표정한 댄서들의 표정이 어딘가 만족하지 않으면서, 자만하지 않는 유니클로의 모습과 닮아있다. 다음 시즌에 이 멈춤 줄 모르는 유니클락이 세계의 어느 장소에서 춤추고 있을지 궁금하다.
무미건조한 당신의 컴퓨터, 당신의 블로그에 ‘무료'로 FPM의 노래와 귀여운 댄스영상으로 활력을 불어넣고 싶다면 유니클락을 추천한다. 그리고 만약 당신의 컴퓨터에 유니클락이 깔려 있다면, 다음날 옆에 있는 동료, 혹은 친구의 컴퓨터에도 유니클락이 깔려 있을지 모른다. 3억5천만건의 페이지 뷰는 그렇게 탄생한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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