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특별하게 만들어 버린 전설 Lee Clow 빅모델은 조연이 되어야 광고가 산다 : 게토레이를 통해 본 빅모델 사용법
광고가 사람을 감동시킨다는 건 정말 참 어렵고 허무맹랑한일임을 광고를 하면할수록 느낍니다.
굳어져가는 고정관념과 식어가는 기대와 희망을 다시금 불끈 달아오르게 만드는 광고들을 외국광고에서 만나곤 합니다.
그럴때 마다 무척이나 부럽고 아쉽고 그렇습니다. 그들의 광고에 대한 인식이나 저변, 다양한 카테고리내 브랜드들이 치열한 경쟁을 뚫기 위해 다양한 방법과 시도를 해오는 그들의 마케팅 환경에서 나온 브랜드에 대한 심도있는 고민 등 부러운게 하나두개가 아닌것이죠. 서구의 소비자들은 우리네 소비자(혹은 광고주들)보다 훨씬 더 오래 광고란 것들을 접해 온것이고 때론 엄청난 성공광고 때론 엄청난 실패광고등을 많이 경험해온 사람들입니다. 그런 경험과 역사가 있기에 우리네 광고문화보다 훨씬 성숙한 모습들을 보여주곤 합니다. 그래서 광고도 좀더 성숙되어 보이고 세련되어 보이는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이런 성숙된 광고 문화 저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좀더 대행사는 좋은 크리에이티브를 제안하지 않으면 그 입맛을 맞추기 어렵기 때문에 서구의 광고는 우리네의 것보다 좀더 괜찮아 보이는게 아닌가란 생각도 해봅니다.
하여간 최근에 온에어 된 게토레이 광고를 하나 봤습니다.
2분 40초인데요 마음같아선 20분 40초로 만들어도 좋을 만한 소재를 찾았더군요. 내용인즉슨 15년전 미국에서 꽤나 유명했던 라이벌 고등학교의 미식축구 멤버들이 15년후에 다시 replay를 하게 해주는 것이죠. (당시에 무승부였나 봅니다)
지금은 세월이 지나서 각자의 삶의 터전에 있는 그저 그런 보통 사람들이지만 그들에게 가장 특별했던 순간을 다시 기억하게 해주기 위해 다시 한번 재경기를 만들어줍니다.
물론 예전 같지 않은 몸이지만 그들이 어릴적 빛났던 그 때를 다시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광고인 것 같습니다. 미국의 최고 쿼터백 형제 대니와 엘리 매닝이 각 팀의 코치로 출연하는 광고입니다. 그냥 평범한 사람들에게서 조금 특별한 이야기를 찾아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만든 광고라는 생각이 듭니다.
누가 만들었나 봤더만,
TBWA/Chait/Day 전설의 CD Lee Clow가 ECD였습니다(전설적인 1984 매킨토시 광고를 만든 CD, 현재 애플 광고의 ECD도 맡고 있습니다. Googling해보면 그가 만든 필모그래피만 봐도 이사람에게 전설이란 말은 오히려 식상한 표현이란걸 알게 될겁니다) 확실히 리클로우는 이야기를 만드는데 능력이 있어 보입니다.(그가 했건 아니건 간에, 그가 크레딧 전면에 있으므로) 그냥 보통사람들의 얘기로 끝나 버릴 것을 적절한 양념을 쳐서 많은이들의 관심속으로 들어가게 만든 탁월한 재주를 보여줍니다.
오늘 제가 초점을 두고 싶은건,
이 별거 아닌 이야기(실은 너무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든 이의 관심속으로 파고들게 만들게 한 대행사의 능력에 대해 말하고 싶습니다.
사실 우리의 광고들 보면 주변의 이야기가 될만한 소재들을 가지고 와서 광고를 만듭니다. 유심히 보고 있노라면 참 좋고 마음도 따뜻해지고 괜찮은데요, 문제는 이런 얘기들이 확산이 잘 안된다는 것이죠. 즉 이야기는 좋은데 사람들의 관심속에 별로 들어가지는 못한다는 거죠. 찻잔속에 폭풍으로 끝나고 마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이야기는 좋은데 모든 이들의 관심속으로 빨려들어가게 하는 기술이 부족한것이죠.
그런면에서 Lee clow는 별거 아니어 보이는 이야기를 되게 별거 있게 만드는데 탁월한 능력이 있는거란 생각이 듭니다. 즉 모든이들의 관심속으로 들어가게 광고를 매만지는 탁월한 능력을 가졌습니다.
그게 무어냐? 주로 이 냥반이 쓰는 전략 중 하나는 빅모델을 잘 쓴다는 것이죠. 이번 캠페인에서도 그냥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쿼터백 형제인 매닝 형제를 등장 시킵니다. 굳이 안 넣어도 되는 빅모델이긴 한데 어쨌든 그래야 사람들이 관심을 갖기 때문에 이 두 형제를 사용한것이죠. 이런걸 보면 미국이나 우리나라나 빅모델을 좋아하는건 똑같습니다. 어떤 분들은 미국 광고에는 한국 광고처럼 빅모델이 많이 안나온다고 역시 미국 광고는 앞선거야 라고 말하는데 그건 돈 없어서 그런거지 미국도 빅모델 쓸수 있으면 쓰고 싶어하고 좋아합니다. 하여간 미국에서도 소비자들의 큰 관심을 가지려면 빅모델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우리와는 다르게 미국은 참 빅모델을 잘 이용해 먹고 오늘 얘기하려는 Lee Clow야 말로 이 빅모델을 유효적절하게 잘 쓰는 CD입니다. 그가 만든 (제가 연초에 소개한) 펩시콜라의 신규 캠페인을 보더라도 엄청난 수의 빅모델이 나옵니다. (여기까지는 우리네 대행사들과 비슷합니다)
그런데 차이점은 그 빅모델들이 절대 광고의 주연이 아닌 조연으로 감초같은 역할을 한다는 겁니다.
크리에이티브를 돕는 조역의 역할로 쓰는 겁니다. 그의 광고에서 크리에이티브가 주연이라면 빅모델은 조연인거죠.
어느 영화나 주연만으로 대박을 치긴 어렵습니다. 정말 잘 받쳐주는 조연이 있어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인것이죠. 그런면에서 이 양반은 빅모델을 정말 잘 사용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가 전설의 반열에 오르게 만들었던 1984년 매킨토시 광고도 광고에는 드러나지 않지만, 빅모델이 나옵니다. 바로 그 광고를 만들었던 영화감독 리들리 스콧이죠. 리들리 스콧이 광고를 만들었다는 그 자체가 엄청난 입소문을 일으켰던 것이고 그래서 1984는 크리에이티브도 훌륭했지만 크리에이티브가 뻗어나갈 수 있는 촉매제를 얻을 수 있었던 겁니다.
제 글을 읽으시다보면 빅모델을 쓰는것 자체가 나쁘다고 말한다고 느껴지실 때가 있을겁니다. 그건 우리네 광고는 광고가 아닌 빅모델 화보 동영상 같이 빅모델만 나오고 크리에이티브가 전혀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전 빅모델이 나오는게 100%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빅모델도 어떻게 써먹느냐가 중요한건데 우리나라는 너무나 빅모델에만 의존해서 광고를 만들고 있는게 안타깝다는 얘기입니다. 광고의 브랜드는 남지않고 ‘누가 어떤 브랜드 광고 나온데’가 되어버리면 그 광고는 그 빅모델을 위한(그들의 인지도와 수입) 광고지 브랜드에 도움을 주는 광고가 아닌 것이 되어버리죠.
우리나라 광고주들을 보면 빅모델이 무슨 해결책인양 무조건 빅모델을 써야한다고 합니다. 특히나 가맹점이 많은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에게서 이런 경우를 많이 보게 됩니다. 이 경우엔 대부분 가맹점주가 연예인 나오는 사진 안주면 complain을 하기 때문인데요, 가맹점주의 눈치를 보는 브랜드는 거의 100% 빅모델이 광고에 나온다고 보면 맞습니다. 즉 이런 경우는 어쩔 수 없이 빅모델을 써야 하는데요, 그런면에서 이런 브랜드를 가지고 있거나 꼭 빅모델이 필요한 광고주를 가지고 있는 대행사들(혹은 CD들) Lee Clow가 어떻게 빅모델을 쓰는지 잘 보시면 좋은 모범답안이 돨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빅모델을 쓰십시요. 단, 크리에이티브 있어야 하고 빅모델이 주연이 아닌 조연이 된다면 그 광고는 빅모델을 잘 써먹은 광고가 될겁니다.
빅모델은 크리에이티브를 위한 좋은 조연으로 쓰여져야 합니다. 크리에이티브가 주연이 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