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이 광고는 외국의 유명한 명화와 사진 몇 점을 보며 고개를 흔드는 배우 류승룡의 탄식으로 시작된다. 무언가가 빠졌다는 것이다. 왜? 우리 민족이라면 달랐다고? 풀밭 위의 식사, 하늘 위의 점심시간, 다른 나라가 아닌, 우리 나라였다면, 우리 민족이었다면, 과연 무엇이 달랐을까? 그는 바로 “배달”이라고 말한다. 그가 엄지 손가락과 검지 손가락으로 만드는 명쾌한 탁! 소리와 함께, 우리 민족이었다면 어떤 것이, 어떻게 달랐을지 보여준다.

이렇게!

먼저 풀밭 위의 식사에는 치킨이 빠질 수 없다. 배달된 치킨을 야무지게 뜯어먹는 배우 류승룡. 이 장면을 보면서 광고를 보는 이들은 생각한다. 시기도 적절하여 햇살은 따스하되 습기는 차지 않아 일년 중 한강에 사람들이 가장 많은 시기. “아, 한강에 돗자리 펼치고 도란도란 앉아 치맥 먹고 싶다.” 이러한 생각에 빠질 때 즈음, ‘환상의 커플’이라는 드라마에서 한예슬이 너무 맛있게 먹어 실제로 배달주문이 끊이질 않았다는 그 메뉴, 바로 짜장면이 등장한다. 그리고 류승룡은 잔뜩 흥분된 표정으로 짜장면 면발을 들어 올린다. 배달 음식 중의 대표주자인 치킨과 짜장면을 이용하여, 배가 고픈 사람이었다면 당장이라도 전화번호를 누르고 싶도록, 찰지게 만들었다.

우리는 배달의 민족!

전체적인 분위기는 명화를 패러디하여 고급스러운 느낌을 풍기면서도, 더티섹시로 핫한 류승룡이라는 배우의 익살스럽고 능청스러운 연기가 잘 어우러진다. 특히 BGM은 이런 유쾌한 분위기를 극대화시키면서 몰입도를 높여준다. 그리고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마지막에 이런 질문을 던지면서 끝난다는 점이다.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광고의 스토리 전개를 자연스럽게 따라가다가 이러한 질문을 받는다면 우리는 당연하게, “배달의 민족!” 하고 답할 것이다. 그리고 정답을 맞췄다는 듯 “천만 다운로드 배달앱, 배달의 민족”이라는 브랜드 로고를 쾅! 하고 도장 찍으면서 끝이 난다.

사시사철, 천지사방, 불철주야 배달의 정신!

예의 바른 민족, 정이 넘치는 민족, 단합이 잘 되는 끈끈한 한민족, 또는 교육열이 높은 민족, 이러한 뻔한 발상에서 벗어난 “배달의 민족”이라는 결론은 한 편으로는 어이 없는 웃음을 짓게 하지만, 결코 부정할 수가 없는 사실임에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다. 외국인들이 실제로 우리 나라에서 생활하면서 가장 놀라워하는 문화 중 하나가 바로 배달 문화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사시사철, 천지사방, 불철주야 배달이 가능한 배달 정신에 말이다. “배달의 민족” 이라는 어플의 네이밍을 아주 잘 활용한 것이다.

다음은 “배달의 민족”만의 차별화된 특성을 어필할 차례!

다른 배달 어플들과 차별되는 “배달의 민족”만의, 어플 자체에 대한 특성 어필은 부족한 감이 없지 않아있지만, 다른 광고들과는 확연히 비교되는 독창적인 소재와 전개로, 소비자들에게 “배달의 민족” 이라는 브랜드 네임만은 확실히 인지시켰을 것이다. 이는 특히 실제 광고 촬영 현장을 보여주며 웃음을 유발하고, 다음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던, 코믹한 티저 광고와 자연스럽게 이어져 더욱 성공적이었다. 또한 tv 광고뿐만 아니라 지하철 옥외 광고에서도 류승룡과 독창적인 카피 하나만으로 (경희야, 넌 먹을 때가 제일 이뻐, 다이어트는 포샵으로, 살찌는 것은 죄가 아니다, 오늘 먹을 치킨을 내일로 미루지 말자, 1인 1닭)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유쾌함을 선보여 이슈가 된 바 있다. 배달 어플을 처음으로 사용하고자 할 때, 이런 익숙함과 긍정적인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해당 어플 다운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충분히 성공적인 전략이었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다음 광고에서는 이제 단순한 브랜드 네임 인지를 넘어 “배달의 민족” 만이 가지는 특별함(고객과 업주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만큼 사장님이 직접 소비자들이 남긴 리뷰에 댓글 활동을 하고, 고객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월 2회 지속적인 업데이트 등)을 강조한다면 배달 어플계의 1위 자리를 더욱 굳건히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