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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죽 -: 친구 편
작성자: SONHB0713

 

타깃의 니즈에 대한 인사이트

본죽의 광고를 보면 한결같이 젊은 세대를 타깃층으로 잡고 있다. 이 캠페인에서도 마찬가지다. 달라진 것이라면 이전에는 건강이 키워드였지만 이번에는 ‘위로’라는 콘셉트로 젊은 타깃에게 다가간다는 점이다. 이는 한국의 젊은이들이 처한 상황을 고려했을 때 자연스러운 흐름인 듯하다. 불황으로 취업난에 시달리는 한국의 청년들, 설령 취업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야근에 시달리고 전세난 때문에 내 집 마련도 벅찬 실정이다. 내 집 마련을 넘어 꿈과 희망마저 포기하겠다는 걸 보면 상황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광고에 등장하는 취준생은 이러한 타깃을 대변한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위로다. 하지만 단순한 위로에서 한 발 더 나아갔다는 데에 이 광고의 강점이 있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힐링, 위로의 메시지를 접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단순히 ‘힘내’, ‘다음엔 잘 될 거야’라는 형식적인 위로는 생면부지라도 할 수 있다.

때로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 그것이 진정한 위로가 될 수 있다. 위로랍시고 어쭙잖은 조언을 하기보단 그저 묵묵히 상대방의 하소연을 들어주며 빈 잔을 채워주는 것이 상대방에 대한 진심 어린 배려일 수 있다. 다시 말해 ‘백 마디 말보다’ 상대방의 말에 귀 기울이는 침묵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길 쑥스러워하는 남자끼리라면 더더욱 그렇다. 이 광고는 이러한 타깃의 심리를 정확히 꿰뚫어보고 있다.

니즈와 제품의 적절한 연결

만약 젊은 세대에게 필요한 것이 진실한 위로라면 죽이라는 상품은 이와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까? 가장 먼저 주목할 점은 죽의 따뜻함이다. 날씨가 추워질수록 개인이 가지고 있는 상처나 어려움은 추위에 비유되곤 한다. ‘옆구리가 시리다’는 표현을 보면 개인의 외로움이라는 고통이 차가움과 연결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래서 겨울철 젊은 세대는 몸뿐만 아니라 마음도 춥다.

추운 마음을 녹일 수 있는 건 따뜻함이다. 죽은 물리적인 측면과 아울러 심리적으로도 따뜻함을 내포하고 있다. 애초에 죽은 아시아권에서 주로 밥을 소화하기 어려운 환자들을 위해 만들어졌다. 다시 말해 누군가가 빨리 회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는 것이다. 따라서 환자에게 정성스럽게 끓인 죽을 선물한다는 것은 그만큼 그를 생각하는 마음을 전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래서 광고는 본죽이 ‘식지 않는 마음’이라 말한다. 취업, 내 집 마련 때문에 고민하는 젊은 세대에게 죽을 선물한다는 것은 그가 지금의 시련을 이겨내길 바라는 하나의 마음이다. 그리고 이는 입으로 내뱉자마자 휘발되는 형식적인 위로가 아니다. 한번 끓으면 좀처럼 식지 않는 죽처럼 오랫동안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위로다.

잘 만든 광고, 아쉬운 광고주

정말 '좋은 광고'가 탄생하기 위한 조건 중 하나는 광고주에게 있다. 본죽 : 친구 편은 타깃층의 심리를 날카롭게 꿰뚫고 이를 광고주의 제품과 감성적으로 연결한 잘 만들어진 광고라 생각한다. 하지만 본죽 : 친구 편이 '좋은 광고'가 되기 위해선 광고주인 본죽이 현실에서도 광고에서의 이미지에 부합해야 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이 광고는 잘 만들어진 거짓에 불과하다. 그리고 대행사는 밤샘 회의와 경쟁 피티라는 고난을 겪었음에도 소비자로부터 거짓말을 했다는 비난을 받아야 한다.

아쉽게도 본죽 : 친구 편은 잘 만들어진 광고지만 좋은 광고는 될 수 없을 듯하다. 올해 초부터 가맹점에 대한 본죽의 갑(甲)질이 논란이 되었다. 이 광고가 온에어되기 한 달 전까지 이에 대한 논란이 잦아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본 죽은 위로를 콘셉트로 잡았다. 그렇다면 따뜻한 위로를 표방하는 본죽 때문에 상처를 받은 이들은 누구에게 위로를 받아야 하는가? 소비자들은 본죽의 이중성을 보고 어떤 생각을 할까? 이러한 괴리가 아직 존재하는 한 안타깝게도 이 것이 ‘좋은’ 광고가 되기는 어렵다. 하지만 아직 가능성은 남아있다. 그리고 그 해답은 광고주, 본죽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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