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nurasi

sk텔레콤의 되고송, 현대 i30, 지펠냉장고의 샐러드송 같은 cmsong광고가 대박행진을 이어갔던 2008년. 조금 늦게 이 대열에 합류한 sk브로드밴드의 광고.

sk브로드밴드는 sk텔레콤이 2008년 9월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하면서 만들어진 회사이다.
불과 몇 달 되지도 않은 새로운 회사는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를 알리는 일이 먼저였을 것이다.

이 광고는 현재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새로움, 신비함 등으로 요약된다.
이 광고가 주목을 받은 가장 큰 이유는 cm송에 있을 것이다. 익숙한 멜로디는 아니었다. 익숙한 음성도 아니었다.근데 괜찮네. 어라 이거 뭐지? 하고 tv를 보면 보라색바탕으로 몽환적인 그림들이 나오고 있다. 빠르고 반복적인 멜로디는 더욱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러기를 반복. 호기심이 생겨난 사람들은 이 노래가 무엇인지, 가수가 누구인지 인터넷검색까지 하며 관심을 갖는다.

광고의 궁극적 목적이 판매 촉진? 이런 알렉스 화분 심는 소리는 제쳐놓고 광고는 소비자들을 이해시킬 수 있는 설득력을 지녀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것이라면 머릿속에 강한 인상을 남겨야 한다.
sk브로드밴드는 하나로 텔레콤을 인수하면서 생겨난 새로운 브랜드이기에 사람들이 기억할 수 있는 이미지를 부여하는 일이 중요했을 것이다.

그 부분에 있어서는 매우 성공적이라고 판단한다.
그래서 이 광고는 정보전달을 통한 설득은 포기하고, 강한 인상을 주는 것에 무게를 싣는다. 하지만 재밌는 것은 광고를 제작한 담당자도 무모한 도박을 하기에는 겁이 났던지. 현재 광고 이전의 2개의 광고에서는 텍스트를 넣어 '첫 번째 보험’을 들어 놓는다. (빠른 노래의 가사를 자막으로 넣어 소비자의 이해를 돕는다)
이후 반복적이고 중독성 있는 노래가 주목을 받기 시작하자. 지금 이 광고에서는 그나마 있던 텍스트(가사자막)마저 빼버린다.

또한 이 광고가 독창성과 신비함으로 대표되는 이유는 바로 비주얼이다. 광고 마지막 문구 'see the unseen, 누구도 못 보던 세상' 처럼 보라색과 여타의 그림들은 몽환적이고 신비한 느낌을 준다. 냉장고에서 얼음을 꺼내지만 평범한 얼음틀이 아닌 인터넷사업을 상징하는 키보드이다.
또 iptv사업을 상징하는 리모컨을 뜯자 안에는 초콜릿이들어있다. 보라색 바탕의 tv는 구겨져서 보라색 즙이 들어있는 코코넛 모양으로 만들어진다.
사업과 연관 있는 아이템을 등장 시킨 것은 소비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두 번째 보험’이라고 생각한다.

재밌는 것은 이 광고 이전의 2편의 광고에도 보라색이 많이 등장한다. 하나로텔레콤의 ci색상이 보라색과 분홍색인것을 이어 가려는 의도도 있었겠지만 보라색은 ‘신비함,새로움, 호기심, 특이함’ 등의 이미지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것은 보라색은 “신비함 속 두려움”과 같은 이미지로 그다지 긍정적인 느낌을 주는 색은 아니므로 오래 갖고 갈만한 컨셉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대형스타 없이, 제품에 대한 별 다른 정보 없이 성공적인 광고를 만들어 냈다. 모두가 이 광고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아닐 테지만 우리의 뇌리 속에 깊이 박힌 것은 자명하다.

자 이제 사람들의 머릿속에 강력한 인상을 남겼다면 다음은 후속 캠페인을 준비 할 차례이다. 이제 더 이상은 새롭지 않다. 우려먹기도 통하지 않을 것이다.

“the consumer isn’t a moron. she is your wife”
소비자는 멍청이가 아니다.
그들은 당신의 아내만큼 똑똑하다. 라는 오길비의 말처럼 억지 설득이 아닌 눈과 귀를 즐겁게하는 그들의 새로운 광고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