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hmcre
1. 허리가 휘겠는데 미국 구석구석을 돌아보라고?
미국발 금융한파로 인하여 세계 경제가 흔들리는 이 상황에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한국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이러한 시기에 가계 수입은 제자리걸음이고 구매를 해야하는 제품들의 가격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상승하고 있다. 이런 때일 수록 광고는 아무리 팔고자 하는 제품이 고가일지라도 시기에 적절한 형태를 취해야 한다. 모 항공사 광고처럼 국내 여행도 어렵고 심지어 국내에 계신 가족 친지들을 찾아 뵙기도 어려운 판국에 미국 구석구석 어디를 가봤는지 물어본다는 것은 위화감만 조성하여 쓴웃음만 짓게 한다. 바로 타이밍을 잘못 선택한 것이다.

2. 요하임? 도대체 뭔데?
그런 와중에 서울우유는 꽤 괜찮은 퀄리티의 작품을 만들어 내게 되었다. 요구르트 시장에서는 다른 기업들이나 다른 브랜드 제품들에게 많이 밀리는 상황이긴 하지만 알 리스와 잭 트라우트의 마케팅 불변의 법칙 중 하나처럼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 새로운 시장은 바로 비교적 저가인 1000ml팩을 용기로 사용하고 보관의 용이를 위해 캡을 부착한 과일 맛이 나는 요구르트 시장이다.

3. 홍수가 났을 때 비가 눈에 들어 올까?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지만 새로운 제품이나 새로운 광고가 너무나 많이 쏟아지는 시기에 주목을 받으려면 독특한 무언가가 필요하다. 이 제품과 이 제품의 광고는 바로 지금의 소위 경제 대공황이라는 소재를 사용하여 소비자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광고에서는 이런 무거운 소재를 어렵게 풀지 않고 위트를 사용하고 있으며 내용이 끊어지지 않고 물흐르듯 자연스럽게 흘러가고 있다. 세계경제에서 가족경제로, 가족경제에서 저렴한 요구르트로 소재들의 전환이 top-down형식으로 매우 자연스럽다. 그리고 어두운 소재를 사용했지만 톤과 매너는 지난해 부터 지속되온 광고계의 경향인 파스텔톤을 사용하여 따뜻하고 그렇게 무겁지만은 않은 느낌을 주고 있다.

4. 김구라는 너무 이미지가 강해요!
김구라처럼 포지셔닝이 명확한 연예인도 드물다. 하지만 최근의 그의 행보를 보면 자신의 이미지를 많이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자신이 비방했던 이들을 찾아가며 사과를 하고 그들에게 오히려 당하기까지 한다. 그러한 그의 일련의 개인적인 변화들로 인해 시청자들은 그도 따뜻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시청자들의 마음속 사다리에서 김구라의 위치는 어느정도 바뀌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가 강한 이미지가 있긴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는 것은 그가 해박하다는 것이고, 좋은 아버지라는 것이다. 이러한 그에 대한 일련의 이미지들이 집약되어 녹아 있는 것이 이번 요하임 광고이다. 해박한 지식으로 경제를 논하기도 하고, 좋은 아버지로써 아들과 목욕을 하며 대화를 나누기도 하며 예전보다 '착해진'이미지로 따뜻한 웃음을 보이는 모습은 이 광고와 딱 들어맞는다고 할 수 있다.

5. but!!!
이 광고는 모델도 적절하고 시기도 잘 맞췄다고 할 수 있지만 두가지의 단점이 드러난다. 하나는 제품 자체의 측면이다. 이번 광고의 목표가 소비자들의 인식에 침투라면 이 광고는 성공했다고 할 수 있지만, 제품 자체의 설명이 너무 부족하기 때문에 매출 신장은 조금은 어려워 보인다. 두번째는 광고의 측면이다. 위에서 모델과 광고가 어울린다고 했지만 한가지 어색한 점은 김구라라는 모델과 파스텔톤은 아직 조금 어색해 보인다는 것이다. 톤을 조금만 강하게 잡고 소비자들을 적응시킨 다음에 이 후 캠페인에서 지금의 톤을 사용했으면 크게 어색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6. bottom line is...
결론적으로 약간의 위험 요소들을 지니고는 있지만 매출 신장이 아닌 인식의 변화의 목표를 가진 광고라면 마치 앨런 아이버슨의 3점 슛과 같은 혹은 올림픽 야구 한일전에서의 이승엽의 역전홈런과 같은 시의 적절성으로 인해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