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티브의 길을 묻다
고객과의 관계설정 과정
김병희 (서원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수 - kimthomas@hanmail.net) 출처 : 광고정보 | 사진 박정훈

그는 광고주와 고객이 상호작용하는 쌍방향성 메시지만이 생생한 의미를 형성한다고 보았다. 일방향성 메시지는 앞으로 설 자리가 없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홍원의가 생각하는 광고 창의성의 개념은 ‘고객과의 관계설정 과정’이다. 이는 광고의 결과물이 창의적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인터넷에 노출되기 이전과 이후의 모든 광고 과정에 창의적인 생각이 개입해야 한다는 뜻이다.

인터넷 광고의 창의성은 전통적인 4대 매체와 비교했을 때 무엇이 다를까? 인터넷이란 별 차이가 없는 또 하나의 매체에 불과한 것일까? 광고업계의 나이든 광고 창작자들은 아무리 매체가 변해도 광고 창작의 기본은 변하지 않는다는 믿음으로 변화에 더디게 반응하려는 경향을 나타내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인터넷 매체는 이전에 나온 매체들과 전혀 다른 새로운 세계라고 단호히 말한다.

>>배너광고에서 주목을 끄는 요인들은 검색광고와는 다를 것 같은데요.
달라요. 인터넷 광고의 역할 중 하나는 직접반응을 일으킨다는 것이죠. 검색광고가 대표적인데, 디스플레이 광고도 클릭해서 회원 가입을 유도하며 직접반응을 얻죠. 다른 하나는 전통 매체에서 하던 대로 브랜드 자산을 구축하기 위해 제품의 지각된 품질을 브랜딩해주는 것이에요. 배너 같은 조그만 광고에서 브랜드 자산을 구축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많이 이루어졌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배너가 굉장히 커졌어요. 브랜드 자산을 구축할 수 있는 비주얼을 만들어 어떻게 하면 광고 효과를 높일 것인지를 고민하며 거기에 맞게끔 발전해왔어요.

>>광고 창작자들 가운데 인터넷 미디어의 특성을 훤히 이해하는 사람은 드문 것 같아요. 전통 매체에 익숙해진 나머지 굉장히 감이 떨어진다고 하겠는데, 그런 분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은?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말이 이제 현실로 나타났어요. 전통적인 4대 매체 광고를 하시던 분들이 인터넷 광고를 좀 소홀히 했잖아요. 결국 오프라인 광고회사냐 온라인 전문 광고회사냐 BTL 광고회사냐 이런 개념들을 버리고 매체를 중심으로 통합되어야 합니다. 오프라인에서 출발을 해서 온라인으로 올 수도 있고, 온라인에서 출발해서 오프라인으로 갈 수도 있고요. 그런 현상들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면서 영역도 없어지고 모두 통합되다 보니까 이제 변화는 필연이죠.

>>문제는 역시 창의성인데 매체에 따라 창의성의 차원이 다를 수 있지 않을까요?
차원이 달라지는 거죠. 이전에는 광고 창의성을 어떤 매체에서 어떻게 하면 인지적 회피가 안 일어나게 하거나 임팩트를 강화하는가라는 맥락에서 봤다면 지금은 창의성의 차원이 굉장히 넓어져 기획서나 전략 자체가 크리에이티브가 되고, 매체도 크리에이티브가 되고 광고 결과물도 크리에이티브가 됩니다. 이제, 광고의 전 영역이 창의성으로 감싸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광고 창의성이 어떤 한 쪽으로 제한되면 안 돼요. 미디어도 창의성이고 전략도 창의성이고 창작물도 창의성이고 어쨌든 창의성의 개념이 확산되어야 합니다.

>>광고의 전영역이 창의성으로 감싸질 수밖에 없다는 표현이 참 그럴듯한데, 포괄적으로 감싸버리면 광고 창의성의 개념을 애매하게 만들어버리지 않을까요?
전혀 그렇지 않아요. 저는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IMC) 개념을 말씀드리고 있어요. 상황에 알맞게 전략의 크리에이티브와 미디어 크리에이티브를 통합해 나갈 방법을 고민해야죠. 기존의 창의성 개념은 거의 광고 창작물만을 놓고 평가했기 때문에 측정 지표도 광고물의 크리에이티브 수준이 높은지 낮은지를 알아보는 것이었죠. 이제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자체가 하나의 과정으로 이루어지니까 앞으로 광고라는 말이 없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원하는 메시지를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위해서
어떤 방법을 써서 효율을 높일 것인지를 봐야 해요.
캠페인 전후에 소비자들의 변화를 측정해야 한다는 점에서
노출이나 클릭같은 지표보다 소비자와 브랜드 사이에
어떤 관계를 유지하고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저는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창의성이라고 생각합니다.


>>광고라는 말이 없어진다고요?
광고는 굉장히 선형적인 말입니다. 송신자가 어떤 메시지를 미디어를 통해 수신자에게 전달해 나가는 일방향적인 흐름이죠. 하지만 지금은 소비자와 기업 간에 서로의 메시지를 상호작용하며 주고받는 쌍방향성으로 바뀌고 있잖아요. 그렇다면 크리에이티브의 개념 역시 바뀌어야죠. 기획과 매체와 메시지를 통합한 전체를 광고 창의성의 과정으로 봐야하고 측정지표도 거기에 맞게 개발되어야 합니다.

그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자체가 하나의 과정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앞으로 광고라는 말이 없어질 것이라고 보았다. 현실화 여부와 관계없이 다가올 미래에는 광고의 기능이 그만큼 줄어들고, 커뮤니케이션 효과를 모색하는 접점에서 각 단계마다 창의성으로 감싸는 문제가 더 중요해진다고 하겠다. 이는 광고인들에게 또 다른 과제를 안겨주는 대목이다. 이미 기존의 광고 효과론으로는 설명할 수 없을 만큼 커뮤니케이션 접점이 다양화되었으니까.

>>요즘은 미디어 이용시간은 변하지 않은 채 복합 미디어 소비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인터넷을 중심으로 복합적인 미디어 소비가 이루어지면 효과측정이 더 어려워지는데 이때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기준은 무엇일까요?
복합 미디어 소비에 대해 먼저 고민해봐야죠. 광고 회피를 말할 때 사람이 하루에 처리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은 정해져 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사람의 인지능력은 한정되어 있는데 그 안에서 어떤 매체가 적절한가의 문제는 미디어 접점과 관련됩니다. 예를 들어, 화장품은 텔레비전이 중요하고 우유나 생필품은 인터넷 매체가 중요할 수 있어요. 제품별로 소비자들이 만나는 미디어 접점이 다를 것이고 그 접점이 달라지면 미디어 소비 행태도 달라집니다. 우리는 보통 다매체 시대의 미디어 이용 시간이 똑같다고 보지만, 마케터 입장에서는 담당 제품별로 매체의 중요성이 다 달라요. 이런 문제는 양적 연구보다 질적 연구로 규명해야 합니다. 다매체 시대에는 도달률이나 빈도만으로 효과측정을 할 수 없으니 소비자 행동이 어떻게 변하는지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인터넷 광고는 광고의 평가준거에서 좀 다른 측면이 있을 것 같은데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인터넷 광고의 가장 중요한 특성인 쌍방향성을 어떻게 측정할 것이냐가 인터넷 상에서의 효과측정이라고 한다면 기존에 개발된 모형들이 있습니다. 지난 1999년에 첸과 웰스(Chen & Wells)는 웹사이트에 대한 태도를 측정하는 지표를 개발했고, 맥밀란과 황(McMillan & Hwang)은 2002년에 쌍방향 커뮤니케이션(two way communication), 통제(control), 지체 시간(time to delay)을 기준으로 상호작용성을 측정하는 방법을 개발하여 발표했어요. 그리고 광고효과에 영향을 미치는 선행요인으로 몰입(flow)이나 현존감(telepresence)에 대해서도 연구했죠. 이런 연구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인터넷 상에서 어떻게 하면 실제와 비슷한 현존감을 느끼고 어떻게 하면 생동감을 느끼느냐 하는 이런 요인에 대한 연구가 앞으로도 많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인터넷 광고는 전통 매체에 비해 수용자를 끌어들이는 측면이 훨씬 강하잖아요. 이런 특성을 상호작용성이나 인게이지먼트(engagement)로 설명하는데 계속 클릭하게 하는 노하우는 없을까요?
인터넷 광고는 크게 디스플레이 광고와 검색광고로 구분하죠. 지금 말씀하신 부분이 검색광고로, 인터넷 광고시장을 주도해 나가고 있어요. 검색광고는 일단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찾아오죠. 꽃 배달이라고 검색하는 것 자체가 구매의도가 있다는 것이거든요. 이런 면에서 검색광고가 효과적이죠. 기존의 소비자 행동 모델에서는 인지에서 행동까지 한 번에 넘어갈 방법이 없었거든요. 광고를 통해서 구매의도를 갖게 할 수는 있어도 구매가 이루어지는지 판단할 방법이 없었죠. 그런데 인터넷 광고에서는 바로 구매까지 이루어지기 때문에 인지에서 행동까지 한 번에 끝낸다는 점이 기존 광고와는 전혀 달라요.

>>인터넷 노출 광고에서는 무엇이 가장 중요할까요?
노출 광고는 홈페이지부터 눈에 보이는 배너광고까지 전체를 아우릅니다. 이런 점에서 노출광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클릭을 했는지 안 했는지, 광고를 보는 동안 소비자들이 쌍방향성을 얼마나 많이 느꼈는지, 기업과 고객 간의 관계를 얼마나 많이 만들었는지 하는 것들이죠. 고객이 들어와서 인터넷 상에서 움직이는 동안 얼마만큼 탄탄하게 쌍방향성을 만들고 기업과 고객 사이의 관계를 어떻게 발전시키느냐 하는 점이 중요합니다. 텔레비전, 신문, 라디오, 잡지, 인터넷 같은 5개 매체를 미디어믹스 해서 태도나 행동을 측정하기는 굉장히 어렵거든요.

>>인터넷 광고의 효과 측정을 할 때 고려해야할 요인은 무엇일까요?
최근에 나온 IPTV나 DMB 같은 매체도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측정할 수 없어요. 단일 매체만을 측정하는 것은 이제 무의미해요. 캠페인을 통해 어떤 상품이 더 팔렸는지를 측정할 수밖에 없고 이 점을 중시해야죠. 이런 면에서 지금은 원하는 메시지를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위해서 어떤 방법으로 메시지의 효율을 높일 것인지를 봐야 해요. 캠페인 전후에 소비자들이 어떻게 변화되었는지 측정해야 한다는 점에서 노출이나 클릭같은 지표보다 소비자와 브랜드 사이에 어떤 관계를 유지하고 있느냐가 중요해요. 저는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창의성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소비자와 브랜드 사이의 관계성 구축을 온라인 광고의 핵심으로 보았다.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감각을 연마한 끝에 벅스뮤직과 SK텔레콤의 온라인 광고로 2003년과 2005년 두 번에 걸쳐 칸느 국제광고제에서 파이널리스트에 오름으로써 크리에이티브 능력도 인정받았다. 물론 자기 혼자만의 성과가 아니라 코마스 인터렉티브 전체의 개가였지만 그 중심에 그가 있었다.

>>인터넷 광고의 창의성은 전통적 매체 광고의 창의성과 차이가 많을 것 같아요. 인터넷 광고 창의성의 근원은 무엇일까요?
창의성을 말하기 전에 인터넷 광고를 어떻게 볼 것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요. 매체 전공자들은 인터넷을 뉴미디어 차원에서 봅니다. 전통 미디어에 미디어가 하나 더해진 것으로 간주하니까 기존의 미디어 이론에서 말하는 개념이 인터넷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봐요. 예를 들어, 빈도나 도달률 그리고 GRP 개념을 그대로 도입하고 기존의 미디어 모델을 가져와서 예측 타당성이 있다는 둥 없다는 둥 하는 것이 한 쪽이고요. 다른 한편으로 홈페이지 자체를 광고 매체로 보는 분들이 있어요. 매체 분야가 아닌 소비자 행동을 공부하시는 분들이라 빈도나 도달률을 그다지 중시하지 않고 홈페이지 자체를 광고로 봅니다.


>>인터넷을 매체의 관점에서 보느냐 소비자 행동의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광고 창의성의 개념이 달라진다는 말씀이신데, 구체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매체의 관점에서는 기존의 광고 형태가 온라인으로 변했다고 보기 때문에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의 창의성을 그냥 같은 개념으로 볼 수 있어요. 하지만 저는 소비자 행동의 관점을 지지하는데, 여기에서 인터넷은 단지 매체를 활용하는 측면을 넘어서 마케팅의 수단이 되는 거죠. 상호작용성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광고 창의성의 영역이 굉장히 넓어져요. 인터넷을 마케팅의 수단으로 보기 때문에 우리가 말하는 광고 크리에이티브의 개념을 넓게 볼 필요가 있어요. 광고 제작물이라는 협의의 개념이 아닌 광고 과정 전체라는 광의의 개념에서 봐야 한다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인터넷 상에서의 광고 창의성이란 고객과의 관계 만들기라고 정의할 수 있어요. 광고란 생각하게 하는 메시지의 힘이잖아요. 크리에이티브 결과를 말하기 전에 고객을 얼마만큼 잘 이해하고 시장과 경쟁사를 얼마나 잘 이해하느냐에 따라 그 효과가 달라지니까 광고 창의성이란 결국 고객을 중심에 놓고 고객과의 관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입니다.

>>우리나라 온라인 광고산업이 앞으로 어떻게 변하게 될 것인지 궁금합니다.
매체의 변화는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을 보면 예측할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의 하루 일상을 생각해보면 아침에 집에서 나와 직장에서 일 하다가 일이 끝나면 집에 갑니다. 그 과정에서 만나는 매체를 생각해 보세요. 집에서 직장에 갈 때까지의 매체 접점은 모바일 기기이고, 직장에서는 인터넷이고, 일이 끝나고 다시 이동할 때는 모바일 기기를 쓰지만 집에 도착한 다음부터는 텔레비전 같이 오락 기능을 하는 매체를 이용할 것입니다. 우리의 라이프스타일 특성상 쓰리(three) 스크린이 중요해지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어요. 가장 큰 접점을 형성하는 매체가 유선 인터넷, 무선 인터넷, 그리고 인터넷이 맞물린 텔레비전입니다. 그래서 유선 인터넷과 무선 인터넷 그리고 IPTV 스크린을 통합해나가는 매체가 미래의 핵심 매체가 될 것이라고 봐요. 앞으로는 미디어 효과측정이나 미디어를 통한 행동변화 모두를 쓰리 스크린에 초점을 맞춰 시도할 필요가 있어요.

그는 송신자가 수신자에게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선형적 메시지로는 고객과의 관계설정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광고주와 고객이 상호작용하는 쌍방향성 메시지만이 생생한 의미를 형성한다고 보았다. 일방향성 메시지는 앞으로 설 자리가 없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그가 생각하는 광고 창의성의 개념은 ‘고객과의 관계설정 과정’이다. 이는 광고의 결과물이 창의적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광고집행 이전과 이후의 모든 과정에 창의적인 생각이 개입해야 한다는 뜻이다.
홍원의. 그는 앞으로도 국내 온라인광고 1세대 주자답게 광고업계의 전 영역을 향해 네트워킹을 시도할 것이다. 일찍이 다른 광고인들과 마찬가지로 몸은 열심히 오프라인 광고를 만들면서도 머리로는 앞으로 다가올 온라인 유토피아를 그렸던 그. 다른 인터넷 광고인들과 마찬가지로 온라인 광고의 전도사가 되어 발바닥에 땀나도록 뛰어다니는 지금은 또 어떤 동상이몽을 꾸고 있을까? 그의 뉴 프런티어다운 생각과 행동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자못 궁금해진다.

해당 글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을 더해 보세요.(40 내공 적립)

FAQ

Contact

개인정보취급방침I회원약관I회사소개
06039) 서울특별시 강남구 도산대로12길 25-1(구주소 : 서울특별시 강남구 논현동 11-19)
사업자등록번호 : 211-87-58665 통신판매업신고 제 강남-6953 호 (주)애드크림 대표이사 : 양 숙
Copyright © 2002 by TVCF.All right reserved. Contact webmaster for more inform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