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st do it!'

이 한구절의 카피로 나이키 엠블럼을 떠올리는 것은 이미 우리에겐 무리가 아니다. 그동안 나이키는 짧지만 강한 어조의 카피로 끊임없이 자신들을 각인시켜왔다. 거의 쇠뇌수준의 광고를 퍼부은 것이다. 나의 주관적인 관점으로는 이는 메시지가 좋아서이기보다는 그가 해석될 수 있는 상황적 맥락의 승리가 아닐까 생각한다. just do it이라는 단한 줄의 카피로 나이키의 메시지를 전달할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상황적 맥락에서 just do it은 스포츠 정신에서 꼭 필요한 도전정신을 의미하며 소비자들의 스포츠적 욕망을 자극한다. 사람들에게 스포츠웨어 스포츠용품은 단순한 needs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그들이 이 needs를 통해 갈구하는 wants는 무엇일까? 바로 이러한 맥락을 나이키의 just do it 시리즈는 잘 활용하고 있다.

최근 방영되고있는 김연아시리즈는 짧고 단조롭지만 소비자들의 스포츠에 대한 갈구 도전정신을 자극하기에는 충분한 임팩트를 지니고 있다. 시리즈의 주 배경은 피겨선수인 김연아의 훈련 아이스링크이다. 먼저 겨울에 방영되고 있는 cf에 동계스포츠 피겨를 선택함으로써 무리없는 메시지전달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그리고는 곧 김연아가 피겨를 타기 시작한다. 피겨장 아래에는 '실수하지 않을까?' '또 신기록을 세울수 있을까?' 등의 불안적 요소들이 깔려있다. 김연아는 그 위를 종횡무진하며 피겨를 탄다. 넘어지기도 하지만 다시 일어나 피겨를 타면서 바닥에 적힌 불안요소들을 하나둘씩 지워나간다.(피겨를 탈때마다 지나간자리에 빼곡히 써있던 불안요소들이 지워져간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큰 불안요소인 '점수'(200이라고 적힌 바닥)위에서 멋지게 기술을 마무리한다. 그리고는 바닥에 모든 불안요소들이 제거되어 깨끗한 아이스링크장이 드러난다. 곧이어 just do it과 함께 나이키의 엠블럼이 떠오른다. 모든 불안요소들을 안고 있지만 도전해내 성공할 수 있다! just do it! 그리고 당신들의 wants를 위한 needs가 바로 우리 나이키다! 라고 말하는 것이다. 단순한 전개이지만 김연아의 금메달을 염원하는 국민들의 관심과 응원 그리고 나도 한번 저렇게 누벼보고 싶다는 욕망이 시너지효과를 발휘한다. 또한 바닥에 불안요소를 깔고 피겨를 타며 연습하는 과정으로 불안요소들을 그림판의 지우게같이 지워가는 크리에이티브를 통해 just do it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김연아시리즈의 또다른 묘미는 본cf에 앞서 미리 방영된 5초짜리 cf들이다. '실수하지 않을 수 있을까?' '지금 못하면 4년을 기다려야 해' '신기록을 세울 수 있을까?' '이정도 부담감도 없을줄 알았어?' '모두가 지켜보고있어'등을 사전에 미리 짧막하게 방영해 언뜻 봤던 사람들에게 "어 뭐지?"하는 감각적인 위트를 발휘한 것이다. 그리고 실수하지 않을수있을까?의 경우에는 카메라 앵글을 피겨장 밖에서 바라보는 것으로 설정하여 밖에서 지켜보는 조마조마함을 더했다. 그리고는 마지막 최종cf에서 앞선 단편cf에서 말했던 불안요소들을 모두 아이스링크장 바닥에 적어두고 그 위를 김연아 선수가 당차게 스케이팅을 함으로써 just do it에 함의된 도전정신을 극대화 시켰다. 최종cf하나로도 충분히 전달될 수 있는 메시지를 감각적으로 구성함으로써 시너지효과를 얻는 것이다.

이처럼 광고에서는 소비자들이 재화를 통해 무엇을 원하는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한데 나이키는 이러한 소비자들의 wants를 자신들의 광고에서 십분 활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