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한 해를 “쇼” 광고가 판을 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KTF는 영상전화에 “쇼”라는 브랜드를 붙여 일상의 구석구석에서 아주 다양하게 유머소구를 찾아서 그 짧은 순간에 대한민국 국민 모두를 웃음 짓게 만들어줬다. 물론 광고 안에서의 구성이 재미있고, 짜임새 있었지만 그 광고 뒤에서 “빠밤 빠밤”하는 특유의 BGM이 그 광고 자체를 더욱 명쾌하고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어줬다. 그 BGM이 없는 “쇼”광고는 상상이 되지 않을 만큼 그 영향력이 크다. “쇼”가 판을 치자 SK측에서도 영상전화에 촉각을 곤두세워 “3G+” 이윽고 “T Live”로 전환을 하면서 맞불작전을 전개했다. 그리하여 나온 것이 “되고송”이다. SK측은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고 기억할 수 있는 쉬운 멜로디의 노래를 제작하여 많은 광고 속에서 활용함으로써 본래의 명성을 되찾아가고 있다. 올림픽엔 바야흐로 “되고송”의 전성기였고, 지금도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낯설지만 자꾸 귀를 맴도는 CM송과 뭐가 뭔지 모를 만큼
복잡하지만 눈이 자꾸 가게 되는 미래지향적인 광고 한 편이 나와 국민들 사이에서 연일 이슈화 되고 있다. 그것은 바로 SK브로드밴드의 광고이다. SK텔레콤이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하면서 새롭게 바뀐 CI(Corporate Identity)가 바로 SK브로드밴드이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 99년 4월 세계최초로 ADSL을 상용화해 국내에서 초고속인터넷 붐을 조성하고 지속적인 서비스 품질 개선을 통해 오늘날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IT 강국으로 성장하는 데 크게 기여해 왔다. “인간능력의 새로운 확장”을 표방하는 새 CI는 SK그룹의 CI “행복날개”와 초고속인터넷을 뜻하는 “브로드밴드(broadband)”를 조합해 만들어졌다. 특히 SK그룹의 일원으로서 확장이 용이한 초고속인터넷을 기반으로 컨버전스산업에서 새 트렌드를 주도해 가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SK브로드밴드가 사명을 변경하면서 전면으로 내세운 컨셉은 바로 “See The Unseen”이다. “See The Unseen”이란 이미 일상생활 속에 자리 잡은 컨버전스 환경을 바라보는 프레임이자 고객과의 약속이다. 지금까지 고객이 접하지 못했던 수준의 고객중심적 창의적 생활 친화적인 서비스를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See The Unseen”이 추구하는 방향은 크게 3가지다. 첫째는 속도와 기능, 기계적 소통을 중시했던 기존 통신 패러다임에서 진화해 감성과 문화, 콘텐츠 등을 고객이 직접 창조하고 구성하는 컨버전스 전문가로서의 트렌드세터(선도자)가 되는 것이다.
둘째는 쉽고, 간편하고, 편안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객가치 이노베이터(Innovator)이다. 그 동안 보지 못했던 첨단 서비스 제공은 물론 고객 중심의 경영활동을 통해 고객가치의 혁신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셋째는 SK브로드밴드의 비전이라고도 할 수 있는 라이프 컨버전스 리더다. 인터넷(IP)TV, 홈네트워크 등 가정 내 다양한 유무선 통합 컨버전스 환경을 구현해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고 선도한다는 의미다.
자 그럼 지금부터 이러한 특성을 가진 SK브로드밴드의 광고의 분석을 해보겠다.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이 광고는 기존에는 전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형식의 광고라 할 수 있다. 그래서 회원의 성향이나 성별에는 관계없이 연령대에 따른 광고에 대한 반응을 알아보기 위해 그래프 상에도 연령만을 제시하고 있다. 연령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50대 이상을 제외한 모든 연령대가 거의 같은 패턴의 그래프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50대 이상은 한 명이 조사에 응한 결과 광고에 대한 생각 없이 무조건 5점 만점을 기입한 것으로 여겨지므로 50대 이상의 연령대의 결과는 배제한 채 진행하겠다.
못 보던 세상을 봤다.
광고의 점수 중에서 유난히 눈에 띄는 것이 바로
광고의 주목도와 광고의 독창성이다. SK브로드밴드 모든 사업의 기반은 바로 초고속인터넷이다. 이 초고속인터넷의 주 사용자는 알다시피 10대에서 20대에 이르는 계층들이다. 그래프를 보면 알겠지만 주목도와 독창성의 점수에서는 10대와 20대가 높은 점수를 부여해 30대와 40대의 조금 낮은 점수를 만회하여 평균치를 끌어올려줬다. 그렇다면 과연 광고에서 어떤 점이 부각되어 주목도와 독창성에 높은 점수를 부여하게끔 했을까? 정답은 바로 기존의 광고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시청각요소를 지녔다는 점이다. 시각적 요소와 청각적 요소가 서로 만나 굉장한 시너지효과를 창출한다. “See The unseen(누구도 못 보던 세상)”을 표방하여 전개된 캠페인답게
보라색의 신비한 이미지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된 기분이다.
토끼를 머리에 쓰고 있는 여자에게서는 3000년에 한 번씩 핀다는 우담바라가 피어나고 있고, 말은 기타를 들고 노래를 부르고 있다. 평범해 보이는 소녀도 자세히 보면 비둘기의 몸통을 하고 있고, 부엉이도 고양이의 머리를 하고 있다. 지금껏 못 보던 세상, 바로 SK브로드밴드의 세상을 표현했다. 게다가 이 독특한 비주얼에 CM송이 결합되지 않았다면 이 처럼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국민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도 비주얼도 비주얼이지만 CM송의 효과가 훨씬 크다. 광고가 나오자마자 그 광고의 노래가 어떤 노래이냐? 그 노래를 부른 가수는 누구냐? 하는 의문이 쏟아지고 너나 할 것 없이 정보를 얻으려고 노력을 했다. 최근 네티즌들 사이에서 연일 이슈화 되고 있는 이름하야 "BB송" (BroadBand송의 줄임말) 으로 불리는 곡은 일렉트로니카 그룹인 "W"와 "Whale"이라는 보컬이 함께 한 W&Whale의 “R.P.G Shine”이라는 곡을 SK브로드의 실정에 맞게 개사하여 삽입한 것이다. 테크토닉과 일렉트로닉 등 기계음이 많이 섞인 전자음악이 유행처럼 번진 상황에서 이 노래가 광고에서 돋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가사는 정확히 감지할 수 없지만 귀에 쏙쏙 들어오는 멜로디와 독특한 음색 그리고 보라색 톤의 예술적인 비주얼이 젊은 층의 집중을 시키기엔 충분했다고 여겨진다. 그러한 가운데 30대와 40대 계층들은 익숙하지 않은 음악과 왠지 모르게 이상한 느낌이 드는 비주얼로 인해 독특하다고 생각이 들긴 하지만 기존에 없었던 형식이라 보수적인 측면에서 살짝 반감을 가지게 되어 젊은 층보다는 낮게 측정된 것으로 여겨진다. 그렇지만 SK브로드밴드만의 캠페인인 “See The Unseen"을 젊은 층들에게 겨냥하는 광고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충분한 광고이다.
그런데 저 분은 누구?
우리는 흔히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으려다 둘 다 놓쳐버린다는 말을 사용하고 있다. 역시 이 광고도 마찬가지로 광고의 주목성과 정보전달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기보다는 한 마리를 제대로 잡은 듯하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정보전달이라는 카테고리에 속할 법한 광고이해도와 제품의 명확성 측면에서는 낮은 점수가 부여되었다. 그래프에서 주목해서 보면 특이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광고의 주목성과 참신성에 많은 점수를 부여했었던 10대 층이 광고이해도와 제품의 명확성 측면에서는 오히려 30대 계층보다 더 낮은 점수를 부여했다. 원인을 예상해보면 SK브로드밴드에 대한 배경지식의 부족을 꼽을 수 있겠다. SK측이 하나로통신을 인수하여 새로운 회사의 탄생을 뉴스나 신문을 통해 보도했지만, 뉴스나 신문의 도달률이 적은 10대 계층들은 이에 대해 무지할 수 밖에 없다. 반면 뉴스와 신문에 관심이 많고 자주 접하는 20대와 30대의 계층들은 배경지식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광고의 이해나 제품의 명확성에 더 높은 점수를 부여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점이 있다. 이 광고는 다름 아닌 런칭광고이다. 티저광고의 형식을 취하고 있진 않지만 새롭게 탈바꿈된 기업을 먼저 알리는 식의 광고를 소비자들의 눈과 귀를 한 번에 집중시킬 수 있게끔 기존에 없던 느낌으로 부여하고자 지금과 같이 진행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면 앞으로 전개될 캠페인의 귀추가 주목되며 또한 캠페인이 진행 될수록 광고의 이해도와 제품의 명확성 측면은 점점 더 높은 점수를 받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본다. 시작에 이러한 관심과 평가들이라면 대단히 성공적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전개될 놀라운 세상
마지막 항목인 제품구매도 측면은 제품의 참신성과 주목도의 높은 점수와 광고의 이해도와 제품의 명확성의 낮은 점수의 중간에 있다. 광고자체는 독특해서 눈에는 띄지만 기존에 없던 형식이라 쉽게 또는 명확하게 드러나진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품구매도의 어느 정도의 점수를 부여한 것은 모르긴 해도 SK라는 대기업의 이미지가 그대로 전이된 것으로 판명된다.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다시피 이 광고는 런칭광고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앞으로의 전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See The Unseen”이라는 슬로건으로 전개되는 이 캠페인은 시작에 불과하다. 캠페인에서는 새로운 세상을 열어줄 새로운 서비스들에 대해서 아직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보는 이들로 하여금 앞으로의 펼쳐질 광고 캠페인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광고임은 분명하다.
앞으로 도래할 시대에 발맞춰 소비자들에게 못 보던 세상을 보여주겠다는 SK브로드밴드의 강력한 다짐 아래 사용자 인터페이스에서 IPTV, 홈네트워크까지 다양한 컨버전스 환경을 구현해 새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할 것이라는 SK브로드밴드의 향 후 캠페인이 기대된다.
지금까지 광고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던 SK그룹.
하나로텔레콤과 손을 잡고 새롭게 첫 발을 디딘 SK브로드밴드.
이 사실만으로도 이미 광고계는 들썩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