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연구 개요
연구 배경
투자 감소, 소비 위축, 실업률 증대, 주가 하락 등 우리 경제가 불경기 국면에 접어든 지도 여러 해가 되었다.
그런데 우리보다 훨씬 먼저 불황의 늪에 빠져든 일본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주 소비계층인 여성들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 활동이 활발하다고 한다. 한국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아서, 대체로 여성들이 소비를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여대생들의 경우는 상품에 대한 지식이 많고, 새로운 유행을 먼저 받아들이거나 만들어내며, 구전의 중심에 서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마케터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계층이라고 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여대생들, 그 중에서도 트렌드를 선도해 가는 성향의 ‘Trend Leader’ 여대생들에 대한 마케팅 인사이트를 추출하기 위해 실시되었다.
연구 대상
본 연구는 트렌드를 주도하는 여대생을 대상으로 실시되었다. Trend Leader란, 새로운 유행을 창조해 내거나, 남들보다 먼저 그것에 자극 받고 전파하기를 즐겨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이러한 성향의 여대생은 1)서울 지역의 고등학교를 졸업했으며, 2)서울 지역의 4년제 대학에 재학중이고, 3)학부 2~3학년생으로서, 4)라이프스타일을 측정하는 7가지 문항에 통과한 응답자로 선정되었다.
서울 지역으로 한정한 이유는 서울이 현재 우리 사회의 새로운 트렌드가 가장 먼저 발생하는 지역이라는 상식에 따른 것이었고, 아직 대학생활의 적응기라 할 수 있는 대학 신입생이나 취업 준비에 바쁜 졸업반 학생들을 제외하는 것이 더 설명력 높은 조사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판단이 들어 학부 2~3학년 생으로 제한했다. 지역적으로는 강남 지역 고등학교 출신자 3명, 강북 지역 고등학교 출신자 3명으로 선정했다.
2. Trend Leader 여대생들의 성장 배경
Trend Leader 여대생들을 포함하는 20대 초반 세대는 크게 다음의 세 가지 특성으로 규정될 수 있다.
1) Rich Generation
이들이 태어난 80년대 초는 한국이 싱가포르·대만·홍콩과 더불어 아시아의 4용(龍)으로 불리면서 개발도상국의 리더로 발돋움하던 시기였다. 이들의 부모 세대가 직장에서 안정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을 무렵인 86년부터는 환율·유가·금리 등 3저 현상의 유리한 국제환경변화를 맞아 경상수지의 흑자 전환, 투자재원의 자립화로 경제의 질적 구조가 공고해졌으며, 이후 4년여 동안 상당한 규모의 국제수지 흑자를 기록하던 시기였다. 아울러 86년 아시안게임과 88년 서울올림픽을 개최하면서 90년대 중반까지 경제규모가 성장을 거듭하던 때에, 이들은 이전 세대에 비해 물질적으로 훨씬 풍족한 환경 속에서 아동기를 보내게 된다. 이미 태어날 때부터 ‘입에 은수저를 물고 태어난’ 물질적 풍요가 이들의 사고방식과 생활방식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짐작된다.
2) Me Generation
이들이 태어난 시기는 가족계획이 거의 완성되어가던 무렵으로 한 가구당 한두 명 정도의 적은 형제들 속에서 자라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었다. 우리나라의 합계 출산율(Total Fertility Rate) 추이를 보면, 1970년도만 해도 4.53명 정도의 높은 수준이었으나 이후 1980년에는 2.83명, 1983년에는 2.1명으로 급속하게 하락하고 있다. 그런데 도시 중산층 출신의 Trend Leader 여대생들은 아마도 전국 평균보다 더 적은 수의 형제가 있는 가정에서 자라났을 가능성이 크며, 외동딸 외아들의 비율도 매우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귀하게 자란’ 세대라는 점이 이전 세대보다 개인 중심적인 성향을 보이는 이들의 특성을 설명해 준다고 보인다.
3) Global Generation
한국에서 해외여행 자유화가 실시된 것은 불과 20년이 채 안되었다. 80년대 중반,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등 국제적인 행사를 치르면서 비로소 일반인들에게까지 해외여행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특히 90년대 중·후반부터 일어난 배낭여행과 어학연수 등 젊은이들의 해외여행 붐은 이들 세대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이들에게 외국은 이전 세대가 느끼던 막연한 동경과 환상의 대상이 아니라 직접 경험해보았고, 기회만 된다면 그곳에 자리를 잡고 사는 것도 어렵지만은 않은 가까운 대상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국제적인 시야 또한 이들의 심리적, 행동적 특성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 5가지 Theme로 본 생활과 문화
A - Theme: 인생관 및 가치관> “All-Round Player를 꿈꾼다”
1) 뭐든지 다 잘하고 싶다
이들은 한 가지를 잘하는 사람보다는 다방면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공부도 잘하고, 노는 것도 화끈하고, 외모도 잘 가꾸고, 연애도 잘하고 싶고, 돈도 많이 벌고 싶고, 좋은 아내와 엄마가 되고 싶기도 하다. 그래서 어떤 때는 스트레스를 받고 강박증을 갖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하지만, 언제나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이들은 늘 바쁘다. 집에서 빈둥거리고 있다 보면 ‘내가 뭐하나’ 싶다. 휴강으로 시간이 남아서 “우리 뭐할까?”하며 친구끼리 얼굴만 마주보고 있는 시간을 용납하지 못한다. 그래서 시간표를 몰아서 짠다. 일주일에 3~4일만 학교에 나오는데, 그날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수업의 연속이다. 그리고 나머지 날에는 쇼핑을 다니거나 학원·운동·알바를 하느라 역시 시간이 빠듯하다. 이렇게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모두 잘하고 싶어서 최선을 다하는 것, 그들은 거기서 즐거움을 얻고 있다.
2)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다, 나에 대한 투자니까.
이들은 다양한 알바와 동아리 활동, 어학연수 등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알바를 하는 목적은 물론 용돈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것보다 더 가치를 두고 있는 것은 ‘다양한 경험을 통한 자기계발’에 있다. 동아리 활동 역시 자기 전공을 살리면서 보람도 있고 스스로에게도 득이 되는 식으로 매우 영리하고 열성적으로 하고 있다. 어학연수의 경우는 주변의 거의 모든 친구들이 한번씩은 다녀오는데, 이것 역시 영어를 배우겠다는 생각과 함께 ‘다른 문화권에 사는 사람들’을 경험해보고 자신이 클 수 있는 밑거름으로 삼고 싶은 욕구가 무척 강하다.
3) 애인보다는 친구가, 결혼보다는 일이 더 중요하다
아직 본격적인 연애를 시작하기 전이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이들의 친구에 대한 정은 각별하다. 이들이 생각하는 좋은 친구란 아무 말 안 해도 딱 알아보고 “안 좋은 일 있냐?” 고 해줄 수 있는 친구이기도 하며, ‘나로 하여금 경쟁심을 갖게 해서 열심히 하도록 자극하는 친구’이기도 하다. 동성친구뿐 아니라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남자친구가 주변에 많다. 여자친구끼리는 질투심이 있기 때문에 어떤 때는 동성보다 남자친구가 오히려 더 편할 때도 있다.
결혼은, 내 분야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후에 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 정도에 하는 것을 이상적으로 보고 있다. 남자의 조건으로 공통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현재 가진 돈이나 외모보다는 능력 또는 잠재력이다.
4) 독립하고 싶은 욕구의 상징, 자동차와 집
이들이 가장 갖고 싶어 하는 것은 자동차와 집인데, 그것은 ‘나만의 공간’을 의미한다. 아직은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지만 매우 독립심이 강한, 또는 독립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고 있는 이들은 내 마음대로 ‘놀 때는 확 놀고 쉴 때는 확 쉴 수 있는’ 생활을 원하고 있다. 그러한 욕망이 자동차와 집으로 표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B - Theme: 외모 및 건강> “Body에 대한 지극한 정성과 관심”
1) Lookism
보통의 여대생들이 다 그렇겠지만 이들 역시 외모에 대한 관심과 거기에 쏟는 정성이 매우 크다. 이들이 외모를 가꾸는 것은 이성에게 어필하려는 이유도 크지만, 그와 비슷한 정도로 같은 여자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외모를 자신의 경쟁력의 한 요소로 생각하고 있어 성형수술이나 다이어트를 취업과 사회적 성공을 위한 수단의 하나로 인정하는 경향도 보이고 있다. 이미 성형수술은 일반화되어 있는데, 굳이 자랑할 거리는 아니지만 친한 친구 사이에서는 툭 터놓고 상담을 하기도 한다. 다이어트를 위해서 가장 많이 하고 있는 것은 운동과 식이요법이며, 유명인이 성공했다고 알려진 전문 다이어트 기관에 대한 관심도 매우 크다.
2) Well-Being
몸(Body)에 대한 관심과 정성은 크게 두 가지로 나타나는데, 그 하나는 외모지상주의(Lookism)이고, 또 하나가 바로 웰빙이다. 과거에는 에어로빅 같은 격렬한 운동이나 무작정 안 먹는 방식으로 다이어트를 했다면, 최근에는 건강을 함께 고려한 다이어트(요가 등)가 유행하는 것도 그러한 욕구의 표현이다. 이들은 음식점에 가서 메뉴를 고르거나 군것질을 할 때에도 맛과 함께 항상 건강을 생각한다. 물론 ‘이거 몸에 안 좋은데’ 하면서도 맛있게 다 먹어치울 때도 많지만, 웰빙은 이미 이들에게도 크나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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