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스마트해지면서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날이 갈수록 편해집니다.
버스 안이건, 지하철을 타건,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하여 검색을 하고 이메일을 확인하고 TV를 볼 수 있습니다.
모두들 손에 손에 스마트 기기를 들고 너도 나도 귀에 귀에 이어폰을 꽂으며 무언가를 보거나 읽거나 듣습니다.
집에 들어가서도 스마트폰을 손에 놓지 못합니다.
식탁에서 책이나 신문을 읽으며 밥 먹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을 만지작 거리며 밥을 깨작거립니다.
이불 속에서도 불을 끄고 눕지만 스마트폰은 여전히 빛을 발합니다.
아침에 눈 뜨자마자 SNS를 확인하고 이메일을 체크합니다.
푸른 하늘보단 초록의 인터넷 창이 더 익숙하고 벽걸이 TV보단 손바닥 안 TV가 더 좋아집니다.
언제 어디서건 검색이 가능하고, 사전 대신 번역기를 돌리며 전화번호를 누르는 대신 터치 한 번으로 통화를 합니다.
하지만 휴대폰을 잃어버리면 공중전화를 찾아도 전화를 할 수가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휴대폰을 잃어버린 동시에 전화번호도 잃어 버리게 되니까요.
지하철 좌석에 앉아 휴대폰 영상 속 독거노인에 안타까워 하면서 내 앞에 서 있는 할머니는 보지 못합니다.
편한 만큼 기억도 잃어버리고, 작은 화면이 세상에 전부인 줄 아는 우물 안 개구리가 되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늘 쫓기듯 바삐 움직이는 세상에서 생각은 기술과 정보에 의해 쫓겨난 듯 합니다.
커피숍도 비즈니스맨들에게 점령당했습니다.
옛 다방에는 낭만과 로망과 여유가 넘쳤지만 현재의 커피숍에서는 성공과 계산과 신속이 만연합니다.
커피 한 잔에 여유로 행복을 느꼈던 그 시절, 커피가 식을 때까지 누군가를 기다리며 생각에 잠기던 그 시절. 구수한 커피향과 따뜻함에 행복을 느끼던 그 시절.
손에 폰 대신 커피 잔을 들고 눈을 감고 머릿 속 생각과 만나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