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영화를 보다 이 광고를 봤다.
'세상이 스마트해 진 사이, 친구의 전화번호를 잃어버렸습니다' 라는 이나영씨의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에
캐러멜이 많이 묻은 팝콘을 뒤적거리던 나는 이 광고가 나오는 스크린에 집중을 하게 됐고, '손바닥 안의(휴대전화)세상에 눈을 빼앗기더니, 생각마저 빼앗긴건 아닐까요?' 라는 '나의'이야기를 들었을땐 진지하고 격하게 공감을 했다.
공감할 뿐만 아니라 심각한 문제의식마저 들었다.
'커피를 마시는 동안 생각해 봅니다. 내 생각이란 녀석은 잘 있는지..' 나레이션에서 흘러나오는 이 카피에"맞아 내 생각은 정말 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이 광고는 '나의', '우리 모두의'이야기를 한다. 빠른 속도로 보급된 스마트폰은 우리의 일상이 되었고,
친구의 전화번호도 모를 정도로 가까운 사람과의 소통도 단절되고 심지어 생각할 시간마저 빼앗겼다.
이 광고는 '이런 심각한 상황에서, 커피 한잔의 여유 어떠세요?' 라고 권유하고 있다.
광고는 자신의 이야기라고 생각할 때 효과가 크다고 한다. 그런 면에서 보는 사람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insight는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이 광고를 보며 의구심이 들었다.
"근데 이게 맥심이랑 무슨 상관이지?"였다.
커피를 마시는 동안 생각해 본다거나 마지막에 맥심을 등장시키는 등의 장치로 앞서 제시한 insight와 제품과 연결시키려는
노력은 돋보였지만 "그래서 우리 맥심커피를 마셔야 합니다" 라는 결정적인 요소가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광고는 물건을 팔아야 광고다. 이 광고가 우리 상황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하고 공감을 끌어냈지만, 이 광고로 인해
제품구매로 이어지기엔 무리가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