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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명: 배달의민족 -: 명화 편
작성자: DMSTHF94

병맛의 시대 : 비주류여도 괜찮아!

 

바야흐로 병맛의 시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짤방으로 쓰이던 김보성의 '으리!'가 이니슾'으리'로 재탄생되어 광고에 등장했을 때, 시청자들은 즐거운 황당함을 금치 못했다. 자연에서 온 순수한 아름다움을 강조하던 이니스프리가, 더티섹시한 상남자 스타일의 김보성을 모델로 세운 것은 굉장한 무리수였을 것이다. 그러나 이 광고는 큰 화제를 모으며 ‘으리’를 유행어의 반열에 올려놓았고, 이 광고의 성공 이후 그의 으리으리한 캐릭터를 보다 전면에 내세운 비락식혜 광고까지 등장했다. 과장되어 우스꽝스러운 액션 연기와, 음료캔을 양손에 들고 철철 흘리며 거칠게 식혜를 마시는 그의 모습은 그야말로 '병맛'의 절정이었다. 이들 광고는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심지어 수용자들이 알아서 적극적으로 리트윗하고 공유하는 독특한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서브컬처의 반란

위키백과에 따르면 병맛이란 어떤 대상이 '맥락 없고 형편없으며 어이없음'을 뜻하는 신조어이다. 처음에는 다소 부정적이고 조롱의 의미를 담고 있었지만, 요즘은 어떤 컨텐츠가 황당하면서도 재미있을 때 칭하는 표현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병맛코드는 대체 어디에서 온 걸까? 일각에서는 이러한 병맛 문화의 등장이 기존의 주류 문화에 대한 반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해석한다. 끊임없이 열등감을 조장하는 ‘일등만 기억하는’ 사회에서, 학점에 토익에 취직에 목매이며 스스로를 패배자, 잉여라고 명명하는 젊은 층의 회의감과 자조가 만들어낸 문화가 바로 병맛 문화라는 것이다. 이러한 병맛 코드는 주류 문화에 편입되지 못하고 하위문화에만 머물고 있었지만, 이에 공감하는 젊은 층이 늘어나면서 이들을 타겟으로 하는 광고에까지 등장하게 되었다. 음지에서만 향유되던 서브컬처가 트렌드의 끝을 달리는 광고에까지 등장하는 역설적인 모습, 서브컬처의 반란이 일어난 것이다.

비주류여도 괜찮아

이러한 문화의 연장선상에서, 배달의 민족이라는 어플리케이션이 제공하는 서비스, 즉 배달음식 또한 비주류의 문화에 포함된다. 배달음식은 그다지 고급스럽지도, 건강하지도 않은 음식이다. 남들 눈에 비치는 SNS에 올리려면 가로수길에서 브런치를 먹고 후식으로 와플 정도는 먹어야하는 세상이다. 이렇게 세련되고 고급진 음식을 주창하는 사회의 시선에서, 배달음식은 집에서 뒹굴거리며 먹는 비주류 음식이다. 그런 이들에게 이 광고는 배달음식은 우리의 전통이라는 황당한 말로 배달음식을 먹는 것을 합리화해준다. 또한 배달의 민족의 옥외 광고들은 ‘넌 먹을 때가 제일 예뻐.’,‘다이어트는 포샵으로’ 등 재치있고 공감가는 카피들을 통해 주류에 편입되지 못하는 젊은 이들에게 배달음식이 뭐가 어때서! 먹어도 괜찮다! 라는 위로와 함께, 슬쩍 배달음식 어플인 '배달의 민족'을 권하는 것이다.

병맛이지만 치밀한 광고전략

병맛 코드를 담은 광고라고 해서 광고전략까지 병맛으로 세운 것은 아니다. 이 광고는 기존의 광고전략들을 충실히 이행했다. 이를테면 기존의 관념과 부조화되는 것을 보여주면 수용자들의 인지도가 상승한다는 인지부조화 이론을 따른 것이 그러하다. 이 광고는 고급문화로 대표되는 명화와 서민적 음식인 배달음식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것들을 붙여놓는다. 서양을 배경으로 한 명화의 이미지느 배달의 ‘민족’이라는 브랜드 네임을 표현해 고분의 벽화 속에서 말을 타고 달리는 엔딩의 장면과도 부조화를 이룬다. 또한 건물 공사 중에 자장면을 시켜먹는 모습에서도 옆의 서양 인부들이 당연하게 자장면을 먹고, 그 와중에 전혀 서양인처럼 생기지 않은 류승룡이 천연덕스럽게 섞여 있는 모습도 부조화를 이룬다. 이 광고는 이러한 부조화들을 수용자들인 인식하게 함으로써 브랜드에 대한 인지를 높이고 오래 상기되도록하는 효과를 의도했을 것이다.

카테고리 니즈가 형성된 시장에 브랜드로 말뚝박기

또한 주목할 만한 점은 이 광고가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배달음식 서비스라는 카테고리에 대해서는 그다지 언급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는 배달음식 어플이라는 시장에 먼저 출사표를 던졌던 요기요라는 브랜드의 광고와도 연관된다. 당시 요기요는 중소자본을 가진 어플리케이션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공중파에 지속적으로 TV광고를 내보내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그러나 당시에는 배달음식 어플이라는 서비스에 대한 인지 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이들 광고는 ‘편리한 배달음식 서비스’라는 식의 단편적이고 1차원적인 메시지에 그쳤다. 그러나 배달의 민족은 이러한 요기요의 광고 덕분에 이미 카테고리 니즈가 어느정도 형성되어있다는 점을 이용해, 서비스에 대한 소개보다는 재미있는 이미지를 통해 브랜드의 이미지를 확실하게 전달하는 것에 집중할 수 있었다.

여러 가지 방향에서 살펴보았을 때, 배달의 민족 광고는 굉장히 잘 만든 광고라고 볼 수 있다. 주 타겟 층인 청년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병맛 코드와 센스있는 영상으로 광고의 완성도와 브랜드 인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것이다. 이 광고의 등장은 고급스럽고 세련된 이미지로 점철되어 있던 광고업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주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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