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의 공익광고인 '쓰레기도 족보가 있다' 시리즈가 올해 '2015년 대한민국 광고대상'에서 영상부문 통합 대상을 수상했다. 또한 이 광고는 유투부에 첫 선을 보인 후 입소문을 타고 국내 광고를 평가하는 tvcf에서도 상위권에 오르기도 했다.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정부 부처의 공익광고가 대상을 받은 것은 이례적이라는 것이다. 이 광고는 어떻게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을까?
먼저 광고를 분석해보자.
'재활용'이라는 일상적 소재를 비범한 소재로 끌고온 아이디어
우리는 평소 '재활용을 하자'라는 말을 수없이 들어왔다. 그러나 그저 형식적으로 듣고 인식 할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이제는 '재활용'이라는 소재가 진부해 질때쯤 그런 우리를 일깨우겠다는 듯이 이 광고는 등장했다. 기존의 설득이나 계몽, 교육 위주로 펼쳐지는 기존 공익 광고의 패턴이 아닌 사물에 대한 인식자체를 전환시키면서 말이다.
광고는 처음에 청소기에 빨려 들어갈 위기에 처한 화장지를 부각시키면서 시작한다. 그것을 지켜보던 우유팩이 몸을 날려 구한 후 " Who are you?" 라고 묻고 우유팩은 " I am father " 라고 답한다. 이 대답은 영화 '스타워즈'의 유명한 대사를 패러디함으로써 우리에게 더욱 신선한 재미를 더해준다. 이러한 위트는 진부할 수 있는 소재인 '재활용'의 틀을 꺠주기도 한다. 보통 빅모델이 아닌 일상적 소재들은 자칫 지루해지기 쉽다. 그러나 기존 공익광고의 단골 소재인 쓰레기와 재활용품을 혈연관계와 족보로 표현함으로써 오히려 친근하고 확실한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 그러한 지루하지 않은 설정은 사람들의 인식변화와 행동 개선을 요구하는 메세지를 확실하게 전달해주고 있다. 단순히 ' 우유곽은 쓰레기 ' 인 것이 아닌 그것이 재활용되어 족보가 만들어진다는 컨셉은 재활용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해주기에 충분했다. 또 이 시리즈는 많은 재능기부로 이루어진 결과물이다. 그렇기에 과감히 승부수를 던진 이노션과 환경부의 용기와 크리에이티브에 큰 박수를 쳐주고 싶다. 이 광고가 미친 영향은 공익 광고계에 작은 혁신을 가져왔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사물이 전해주는 우리의 감성
광고는 시리즈로 우유팩,캔,빨대,비닐팩 등 총 4편으로 구성됐다. 이 시리즈의 사물들은 모두 사람처럼 말도 하고 생각도 함으로써 단순한 방법으로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이 광고에서는 의인법을 사용하여 재활용품 원재료인 우유팩이 아빠역을 맡았고 이 후 만들어진 휴지가 아들인 컨셉을 하고 있다. 아들이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아빠는 나서서 도와주고 누구냐고 묻는 아들의 말에 아빠라고 답하면서 자신이 했던 행동이 부성애에 의한 행동임을 보여줌으로써 감성적 소구를 적절히 활용하고 있다. 또 단순히 감정적으로만 다가가는 것이 아닌 스타워즈의 대사를 패러디함으로써 소소하게 유머기법을 이용해 재미도 놓치지 않았다.
광고에 나오는 효과음과 웅장한 음악 또한 재활용의 중요성을 강렬하게 전달달시켰다. 이처럼 이 광고는 감성적 소구와 이성적 소구를 적절히 활용해 효과적으로 메세지를 나타내고 있다. 또 광고 후반에 물건과 액자의 나열은 우유팩과 휴지의 관계를 독창적으로 보여준다. 주로 따뜻함 그 자체만을 표현하며 광고했던 공익광고보다 더욱 강렬한 소구 방법이 아닐 수가 없다. 우유곽과 휴지라는 2가지 대상과 짧은 대사를 이용한 단순한 방법이 다양한 효과와 위트를 만나 영화 예고편 같은 효과를 보여 준다. 이러한 모든 것의 합은 우리의 감성과 생각을 뒤집기에 충분한 결과물이었다.
제목과 같이 처음 이 광고를 접했을 때 나또한 who are you?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익광고의 틀을 과감히 벗어던지고 크리에이티브, 단어 그 자체인 이 광고는 내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앞으로도 '도대체 이런건 누가 만든거지?'라는 생각이 들만한 혁신적인 광고가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