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셉이 불분명한 광고, "이거 광고 맞아?"
이 광고는 보는 시각에 따라 두 가지로 느낄 수 있다. 단,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광고 같지가 않다는 것이다.
첫 번째는 캘리포니아 관광청의 해변 홍보 영상 느낌이다. 맑은 해변과 서핑하는 여자 모델, 몽환적인 음악이 어우러져 전형적인 해변 홍보 영상 같다. 업무에 지친 직장인들에게 캘리포니아 해변으로 놀러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같기도 하다. 또한 서핑과 관련된 미국의 패션 브랜드 ‘홀리스터’의 광고라 해도 무방할 것 같다.
두 번째는 유명 모델 설현의 화보 촬영 영상 느낌이다. 신비로운 해변, 뇌새적인 설현의 눈빛, 몸매를 드러내는 래쉬가드를 보고 있으면 화보 촬영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중간 중간 나오는 제품에 대한 설명은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왜 설현이며, 왜 해변인가?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설현을 모델로 기용한 이유가 궁금하다. 단순히 남성 고객들을 위한 ‘설현 마케팅’이라면 조금 실망스러운 부분이다. 실제로 기사를 봐도 ‘설현 광고 대역 논란’, ‘SKT 성 상품화 논란’ 이 ‘쏠’에 대한 기사보다도 더 많다. 좋지 않게 보는 입장도 많다는 것이다. 물론 좋게 본다면 ‘노이즈 마케팅’의 일환으로 볼 수 도 있겠지만 현 상황에서는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차라리 유명 광고 모델이 아닌 평범하고 알려지지 않은 모델을 등장시켜 잘 알려지지 않은 중저가 폰 ‘쏠’의 매력과 연관 짓는 것이 더 나은 것 같다.
또한 영하로 떨어지는 현재의 날씨에 시원한 해변을 배경으로 한 광고가 시기적으로 적절한지에 관한 것도 의문이다. 네티즌들은 한결같이 ‘지금보기에는 너무 춥다’는 반응이다. 찾아보니 해변을 장소로 선정한 것은 ‘쏠’의 시원스러운 5.5인치 FULL HD 디스플레이 장점을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분석에 큰 노력을 들이고 싶지 않은 소비자들은 한 눈에 봐서 FULL HD 디스플레이가 떠오르지 않을 뿐이다.
화려한 광고가 아닌 목적에 맞는 광고가 필요
기술적인 면에서는 박수를 주고 싶다. 강렬한 태양, 시원한 해변을 비주얼로 잘 구현하였고 음악 선정에서도 몽환적인 느낌을 제대로 주고 있다. 하지만 제품을 알리고 제품을 파는데 도움이 되어야 하는 광고자체의 목적에는 부합하지 않는 것 같다. 제품명 ‘쏠’과 관련되어 ‘Solar'의 느낌을 표현하고자 첫 장면에 태양을 그대로 넣는 단순함에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어찌되었든 ‘쏠’이 전작 ‘루나’에 비해 사전계약 수가 훨씬 뛰어넘었다고 한다. 아마 설현이 서핑하는 모습에 반한 남성 고객들이 한 몫 하지 않았나 싶다.
그러나 SKT가 남성 고객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성별, 연령층을 위한 중저가 폰으로 승부를 보려 한다면 광고 전략을 과감히 수정해야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유명 모델이 아닌, 알려지지 않은 평범한 모델을 기용하여 서민적인 느낌을 전달하되, 기능적인 측면에서도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전달하기 위해 배경에는 강렬하고 열정적인 느낌을 전달하는 것이 ‘쏠’의 이미지에 더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