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9월 14일
‘작년엔 함께하지 못해 죄송했는데, 올해는 함께하게 되어서 기쁘네요.’ 현대자동차그룹 기프트카 캠페인 담당자의 PT 결과 통화 전화였다. 사무실에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지난여름을 온전히 불태웠던 PT에서 이겼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우리가 가장 원했던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다는 기쁨에서 오는 환호이기도 했다.
기프트카는 8년째 지속되고 있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사회 공헌 캠페인이다. 그래서 ‘기프트카’라는 훌륭한 캠페인에 새로움을 불어넣자는 마음으로 전사가 의기투합해서 이루어 낸 결과이기도 했다.
세상의 길은 꿈꾸는 사람의 수만큼 많다
처음 PT를 위해 받았던 기프트카의 주인공들의 사업 아이템을 보니 당황스러웠다. ‘초소형 인공위성? 손편지? 이런 걸로 사업이 돼? 돈은 벌 수가 있나? 지금까지 와는 많이 다른데?’ 작년까지만 해도 우리가 직접 모델을 발굴해서 제안했었기에 ‘한복 대여카’, ‘사료 공동구매’, ‘1인 인테리어’ 등 다양한 분야의 분들을 제안했었지만, 작년에 만나보았던 분들보다도 더욱더 독특한 사업 아이템을 가진 분들이었다.
이번 기프트카 시즌 8의 주인공으로 이렇게 독특한 분야의 두 분이 선정된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의 고민은 여기에서부터 시작됐다. 고민 끝에 우리는 현대자동차그룹 내부에서도 기프트카 캠페인에 새로움을 불어넣으려는 의도와 노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전의 주인공들과 이번 시즌 8의 주인공들을 비교해보면, 기존의 캠페인 광고들이 창업을 통한 성공 스토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올해는 청년다운 도전을 통해 개인의 성공보다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되는 창업 아이템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런 모델 선정의 의도에 맞춰서 기프트카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자. 이번 PT를 준비하는 아이디어의 출발점도 이곳이었다.
“단순 개인의 성공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꿈을 위해서, 그리고 더 나은 사회를 위해서 노력하는 사람들을 가장 잘 소개할 수 있는 메시지”
여기에 중점을 두고 회의하던 중 누군가의 입에서 한 글귀가 나왔다. ‘세상의 길은 꿈꾸는 사람의 수만큼 많다.’ 세상에는 다양한 꿈이 있고, 그 꿈 모두가 나름의 의미를 가진다. 그래서 지금은 무모하다고 생각되는 ‘초소형 인공위성 사업’. ‘손편지 사업’도 언젠가 우리가 걷게 될 하나의 길이 될 것이다. 그 꿈을 응원하는 기프트카 캠페인이 된다면, 그동안의 캠페인들과 다른 신선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우리는 이 점을 캠페인 전체에 적용시켰고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우주 덕후, 편지 덕후
주인공들을 만나면서 들었던 가장 큰 생각은 ‘정말 이 분야를 사랑하는 덕후들이구나’ 라는 것이다. 남들과 같은 길을 걸어 남들과 같은 일을 하면서 살 수도 있었겠지만, 이들은 정말 자신이 사랑하는 분야를 위해서 고민하고 도전하는 사람들이었다.
우주 덕후, 편견에 도전하다: 초소형 인공위성 사업자, 박재필
박재필 씨는 초소형 인공위성을 통해서 국가 단위로 이루어지던 인공위성 사업을 기업-개인의 단위까지 확장시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더 많은 인공위성을 통해 개인에게 정확한 정보를 줄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한때 1인 1컴퓨터, 1인 1모바일이 어색하던 시기가 있었지만, 지금은 너무나 보편적인 일이 된 것처럼, 재필 씨는 자신의 도전으로 1인 1인공위성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런 박재필 씨에게 사업 후 가장 큰 어려움은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우주산업분야에 창업을 한다는 것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편견이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박재필 씨는 본인의 일에 대한 응원과 격려가 그 무엇보다 힘이 된다고 한다. 이번 크리에이티브에서도 주변 편견에 대한 주인공의 생각과 여기에 도전하는 모습을 잘 담아보려고 했다.
편지 덕후, 사회 변화에 도전하다: 손편지 제작소 조아름
조아름 씨는 손편지를 통해서 감정을 치유하는 레터 테라피 사업을 하는 손편지 제작소의 대표이다. 어릴 적 방황하던 조아름 씨에게 전해준 가족의 진심 어린 편지 한 통이 인생에 대한 가치관을 바꿔 놓았고, 이런 자신의 경험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도 전해주고 싶다고 했다.
아름 씨는 현대 사회에 발생하는 많은 사회적 문제들의 원인은 ‘진심이 담긴 소통의 부재’에서 온다고 생각했다. 진심을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 손편지이고, 손편지를 쓰는 순간만큼은 상대방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하면서 더 깊은 상호작용이 일어난다 한다. 그 사례로 양천구의 엄학순 할머니 사연을 소개했다. 80년 만에 처음으로 딸을 위해 편지를 쓰신 할머님은, 한자 한자 꾹꾹 눌러쓴 손편지로 딸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결국 편지를 쓰신 할머니도, 편지를 받은 따님도 펑펑 우셨다는 사연이었다. 이 사연을 통해 스마트폰 메신저들이 아닌 손편지가 갖고 있는 진심을 담는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사연을 통해 손편지가 가지는 힘을 광고를 보는 이들에게 잘 전달해보려 했다.
덕후들이 세상을 움직이는 시대
‘저런 걸 좋아해서 도움이 될까?’ ‘커서 뭐가 되려고 이런 걸 좋아하니?’ ‘남들 하는 거 하고 살면 좋잖아?’ 우리가 많이 듣고, 또 하는 말이다. 하지만 결국 세상을 바꾸고, 움직이는 것은 이런 덕후들의 도전이다. 이런 덕후들의 도전이 지금 우리가 누리는 것들을 만들고 있다. 조금은 생소해 보이고, 이해하기 어려워 보이는 분야라고 해도, 그 길을 도전하는 청년들에게 힘이 되어주고 응원이 되어준다면, 우리 사회에 더 많은 길이 생기지 않을까? 아직도 자신이 좋아하는 것, 꿈꾸는 것에 대한 주변의 편견과 시선 때문에 도전하지 못하고 있는 청년들에게 이 광고가 큰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