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하반기 가장 많이 미국에서 회자가 되었던 캠페인을 꼽으라면 전 주저 할 것 없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캠페인을 들겠습니다. 무엇보다 화제가 되었던 것은 아마도 전설의 시트콤 주인공인 사인필드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인 빌게이츠가 출연한다는 겁니다. 출연진이 주는 임팩트 뿐만 아니라 이 캠페인을 만든 대행사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 캠페인에 많은 주목을 했습니다. 지난 편에 언급한 크리스핀 보거스키가 이번 캠페인을 제작했습니다. 대행사에 대한 얘기는 조금 이따 하지요
어쨌든 이번 캠페인은 맥이 그간 해온 캠페인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진 캠페인이라고 하는데요, 맥이 그간 "PC와 맥"이라는 두명의 캐릭터를 통해서 PC가 가진 약점들을 조롱하는 캠페인을 만들어 왔습니다. 그간의 맥의 캠페인을 보면서 아마도 PC가 안되겠다 싶어 만든게 이번 캠페인이죠.
이번 캠페인은 미국인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스포츠인 NFL의 시범경기 중에 온에어 되었는데요.
이 광고의 내용인즉슨 이렇습니다.
빌게이츠가 가죽 신발을 사고 있는데 사인필드가 그를 보고선 'Why pay more'라고 외치며 들어오죠 그러고는 그가 신발을 고르고 사는데 도움을 줍니다(신발도 부드럽게 해주구요. 왜 그런지는 모르겠네요) 재밌는건 빌게이츠의 어렸을적 Geek(공부는 잘하지만 배바지같은 거 입는 약간 멍청하지만 자기분야는 전문가인)스런 사진이 담긴 플래티넘 카드를 내미는 장면을 보여줍니다. 여기가 좀 재밌긴 하네요. 그러고 나가면서 사인필드가 본색을 드러내죠 '당신네 회사에서 케익처럼 부드럽고 촉촉한 먹을만한 컴퓨터를 만들수 있는 건가요?'라고 묻습니다. 그럴 수 있다면 싸인을 보내라고 말합니다. 그럴때 보셨던것처럼 빌게이츠가 바지먹은 엉덩이를 실룩거리죠. 중간에 히스패닉 사람들이 나오는 부분은 왜 나왔는지 저도 잘 모르겠네요.(뭘 의미하는 건지도요)
사실 이 광고보신 한국분들은 '도대체 뭘 말하려는 거지?'라고 생각하실 겁니다. 분명 사인필드가 가진 유머코드를 이용한 것 같기도 한데... 미국의 여러 광고전문 사이트를 돌아다 봐도 이 광고에 대한 평가는 negative네요. 미국 시청자들도 뭔말을 하려는건지 모르겠다라고 하고요...제 생각에도 그간 맥이 해온 캠페인에 대항하기 위해 만든 캠페인이라고 하기에는 무언가 부족해 보입니다. 이에 대해 광고를 만든 담당자들은 3억달러의 캠페인중 첫편이고...이 편은 새로운 컴퓨터에 대한 Teaser광고라고 생각하면 된다라는 의견만 표시하고 있습니다. 맥과 마이크로소프트의 대결은 참 재밌습니다. 맥은 몇년전부터 PC를 상징하는 멍청한 아저씨와 맥을 상징하는 깔끔쟁이 청년이 나오는 캠페인을 지속해 오고 있습니다.
이 캠페인의 골자는 PC와 MAc의 성능을 이 두 사람이 서로 자랑하는데... 시청자들에겐 PC가 자랑하는 것들은 굉장히 부족하고 모자라다는 느낌을 받게 되죠...뭐 비교광고인 셈입니다. PC라는 것 자체의 운영체계가 마이크로소프트인 만큼 아무래도 이 광고는 마이크로소프트와 맥과의 비교광고라고 해도 무방합니다. 이 캠페인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가 여러가지 면에서 존심이 상했나 봅니다. 그래서 사인필드와 빌게이츠를 전면에 내세운 대대적인 광고캠페인을 계획한것 같구요. 더 재밌는건 위에서 언급했던 대행사의 대결인데요, 맥의 대행사는 '1984'라는 세기의 광고를 만들었던 TBWA/MediaLab(정확히는 Lee Crow가 Chaiat day에서 만든거죠)이구요, 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요즘 미국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가장 잘나가는 대행사중 하나인 Crispin+Bogusky(Burger King Freakout 캠페인 글 참조)와 손잡고 이 번 캠페인을 구성했습니다.
맥과 마이크로소프트가 新, 舊를 대변하는 것처럼 TBWA와 Bogusky는 대행사중에서 新,舊를 대표하는 주자들이기도 합니다. 재밌는건 舊의 대표인 마이크로소프트가 대행사 新의 대표인 보거스키와 손을 잡고, 맥은 그 반대인 TBWA/랑 손을 잡은거죠. 꼭 Barak Obama가 그의 일천한 경험과 젊음이 주는 불안정성을 상쇄하기 위해 부통령 후보로 조 바이든과 손을 잡고, 존매케인이 그의 노쇠함을 상쇄시켜주기 위해 젊은 여성인 Patlin과 손을 잡은것과 비슷한 구성입니다.
사실 이번 마이크로소프트 광고에 대한 기대는 엄청 컸습니다. 3억달러라는 엄청난 물량공세도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 현재 미국의 크리에이티브를 대표하는 보거스키와의 연대도 화제가 되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러나 기대와는 반하게 이번 캠페인은 전반적으로 실망스럽다는게 중평입니다. 물론 이 후에 많은 캠페인이 기다린다고 관계자는 말하고 있긴하지만서도 무언가 부족한 느낌은 지울 수 없었습니다. 그간 맥에 커뮤니케이션 부분에서는 철저하게 싸대기 맞고 있었던 마이크로소프트인데요, 과연 이 캠페인으로 싸대기를 되갚아 줄 수 있을런지에 대해선 의문이 가득했습니다.
이런 반응에 대해서 마이크로 소프트도 참기가 힘들었는지 좀 대항할 만한 캠페인을 보여주긴 합니다. 확실히 제대로 대응을 하긴 한 것 같은데 어째…어떤 캠페인을 전개했는지 2편에서 설명 드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