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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c의 PC vs Mac 캠페인의 최초 15개의 광고입니다. 영어가 어렵지 않으니 찬찬히 잘 들으시면 대충 이해 되실겁니다.)

그간 맥이 해온 캠페인의 컨셉은 이전 글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Mac 쓰는자 쿨하고, 멋지고, 생각이 깨어있는 자" 등으로 포지셔닝 하는 것이고 반대로 "PC 쓰는자는 웬지 구닥다리고 패션도 고리타분하고 똑똑하지도 않은, 한마디로 좀 답답하고 시대에 뒤떨어진 자"로 리포지셔닝 하는 거였습니다. Mac광고에서 Mac을 대표하는 모델에겐 심플하고 자유로운 복장을 입혀 Mac의 이미지에 젊고 세련된 이미지를 부여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반면 구닥다리 양복입고 두꺼운 안경 쓴, 딱 봐도 고리타분하고 구식인 아저씨 모델을 통해 PC(혹은 마이크로소프트)가 가지고 있는 단점들을 하나하나씩 광고에서 비꼼으로써 PC(마이크로소프트)를 약 올렸죠. 맥의 광고를 보시고 나면 대충 PC가 가진 단점이 어떤것인지 느껴지게 될 뿐 아니라 왠지 PC쓰면 Mac쓰는 자에 비해 촌스럽고 시대에 뒤떨어진 자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할 겁니다. 그게 맥이 이 광고들을 통해 원하는 소비자들의 인식의 변화인거죠 (마음 같아선 한국에서도 이 광고를 한국 사람들이 대신해서 캠페인을 전개해도 Mac에 대해 가지고 있던 기능적인 편견에 대한 인식을 깰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마이크로소프트다 보니... Mac 얘기는 여기 까지만 하구요. 마이크로소프트의 신작 캠페인을 얘기해보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광고에서는 그간 맥이 비꼬았던 부분들에 대해서 하나하나 조목조목 짚어가며 반박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그간 참긴 엄청 참았나 봅니다. Mac 광고가 만들었던 PC에 대한 나쁜 이미지 혹은 인식에 대해 직접적으로 반박하고 있고 그간 Mac에 의해 구축되었던 PC의 인식을 전환하는게 이번 광고의 목표겠죠. 제대로 말싸움이 났습니다.

먼저 보시죠.




PC광고의 첫 장면에 나오는 아저씨는 맥에서 PC를 대변했던 그 아저씨랑 닮은 꼴 아저씨가 나오네요. 그러면서 하는 말이 자기가 그간 PC에 대한 고정관념을 만들어 왔다라고 말을 던지네요. 그간 만들어진 고정관념에 대해 여러 PC유저들의 입을 빌어 Mac광고에서 보여진 고정관념이 옳지 않고 잘못되었다고 항변합니다. 왠지 PC쓰는 사람들은 청바지도 안 입을거 같다라는 고정관념에 대해 한 PC유저가 "I wear jeans"라고 얘기를 하고, 패션의 선두주자인 디자이너들도 PC유저임을 보여줍니다. 또한 PC유저들은 학력 수준이 떨어지는 걸로 Mac 광고에서 묘사했는지, 한 PC유저는 "I studied the law"라고도 얘기하네요. 또한 주어진 규격이나 법에 얽매어 살 것 같은 답답한 PC의 이미지에 반박이라도 하는듯 한 PC유저가 벽에다가 그래피티를 그리며 "I challenge the law"라고 말하면서 PC유저도 자유로운 삶과 생각을 가진 사람이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일전의 제 글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신작 캠페인에 대해 언급한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빌게이츠와 사인필드가 나와서 정말 쌩뚱맞은 얘기들을 하고 있었는데요. 하지만 이번 I'm PC처럼 직접적으로 Mac광고에 대해 반박하는 광고는 아니었습니다. 아무래도 장기적으로 PC만의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어가는게 전략이었고 조금씩 이미지를 바꾸는게 필요하다는 판단이어서 그랬는지 광고자체의 호흡도 굉장히 느렸던 기억이 있었습니다. 소비자를 생각하는 PC, 서민적인 이미지 대중적인 이미지에 호소하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호흡이 느려서 그런지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많다는게 중론이었지만, 장기적으로 캠페인을 이끌어가며 Mac에 대응하자는 전략만큼은 좋았다고 생각했던 차에 이번 I'm PC캠페인이 나온거죠. 사인필드 광고와 지금 이 캠페인과는 캠페인의 메시지도 다르고 의도하는 바도 다르고 참 혼란스럽습니다. 물론 광고캠페인이 한 두편 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건 아니지만서도 말이지요. 너무 다른 얘기들을 같은 클라이언트가 소비자에게 얘기하고 있는 것 같아서 더 혼란스럽네요. 크리스핀 보거스키라는 광고대행사가 그렇게 허투르 그리고 생각없이 만드는 회사가 아니니까 아무래도 좀더 캠페인의 진행사항이 어찌 되는지 눈여겨볼 필요는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시 I'm PC로 돌아와서, 물론 의도 자체는 그간 만들어진(맥에 의해) 고정관념에 대해 반박 혹은 변명을 하는 캠페인이라 전략적으로는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광고는 넘버원의 입장에서는 언제가는 해야 하는 캠페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전 이 캠페인이 너무 늦게 나온건 아닌가란 생각을 해봅니다. 어째서 이런 맥 대응 광고가 2년이나 지난 시점에서 나왔는지 잘 이해가 되진 않습니다. 꼭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소비자 인식속에서는(미국의 소비자입니다) 이미 충분히 'Mac=cool, young, fashionable and free mind'등 온갖 좋은 이미지란 이미지는 다 가지고 있습니다. 이미 맥의 원하던 이미지가 충분히 자리잡은거죠. 맥의 이미지만 좋은 위치를 점한게 문제가 아니라 PC에 대한 이미지를 구겨가며 일어서게 놔둔게 마이크로소프트 입장에서는 문제를 키운거죠. 그럼 왜 마이크로소프트의 대응이 이처럼 더뎌서 일을 크게 만들었을까 라는 의문이 듭니다. 대결 구도를 살펴보면 그들의 대응이 왜 늦었는지 추측을 해볼 순 있습니다.

분명 캠페인에서의 대결구도는 PC와 Mac입니다. 즉 컴퓨터 하드웨어 업체들간의 싸움인거죠. 그렇다면 Mac의 캠페인에 대해 반발해야 할 대상은 바로 IBM이나 HP, DELL, 바이오 등이 되어야 하는 거죠. 아마도 마이크로소프트도 캠페인 초기에는 위와 같은 대결구도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광고를 보면 물론 맥이 비꼬는 대상을 하드웨어적인 디자인등을 타겟으로 하기도 하지만 결국 대부분 하드웨어를 운영하고 있는 운영체제에 대한 비꼼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아마도 처음에 마이크로소프트에선 한 두번 하다 말겠지라는 안이한 생각을 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요. 그리고 맥의 캠페인이 일괄적으로 수십개의 캠페인이 한꺼번에 나온 것도 아니고 한번은 하드웨어적인 부분을 까댔다가 그 다음편에서는 소프트웨어적인 이런저런 문제점 얘기를 바꿔가면서 하다 보니 마이크로소프트는 자기 욕하는 줄도 모르고 넋 놓고 있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완전 가랑비에 옷 젖는줄 모르고, 헛 방구에 팬티 구멍 뚫리는 줄 모르고 있었던 셈이죠. 이럴때 보면 일관된 장기 캠페인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새삼 깨닫습니다. 단기적 관점으로 봤을때 별것 아닌 것 같은 캠페인도 쌓이고 쌓이면 무서운 힘을 발휘하는 거죠.

전 아무리 봐도 이 싸움에서 PC가 당분간은 이길 수 있을거란 생각이 안듭니다. 적어도 소비자 인식상에서는요... 몸을 움직이게 하는 소비자의 머릿속을 애플은 꽉 잡고 있으니까요. 또한 애플 하면 아이팟 아이폰 맥북 심지어 모질라, 구글 까지 머릿속에 떠오르는 걸 생각해보면... 이 대결구도에서의 승자의 위치를 당분간은 맥(애플)이 유지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전 시간이 모든걸 해결해줄거란 무책임하지만 진리인 말을 해보고 싶습니다. 우선은 진득하게 자신이 하고자 하는 캠페인을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크리스핀 보거스키가 3억달러 짜리 캠페인을 날로 먹지는 않았을겁니다. 맥이 만든 PC에 대한 고정관념을 부수기 위한 전략을 짰겠죠. 위에서 언급했듯이 장기적으로 캠페인을 진행할 것 같습니다. PC(마이크로소프트)의 브랜드이미지를 지속적으로 일관되게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는게 만고의 진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I'm PC 캠페인처럼 너무 감정적으로 달겨들거나 단기적으로 Mac에 대항하다보면 소비자들은 혼란스럽게 될 겁니다. 아마도 Mac은 해왔던 얘기들을 계속 할겁니다. 그럼 Mac은 그냥 떠들게 내버려두고 PC는 PC의 가야 할 길을 가야 합니다. 냉정하게 인식상에서 밀린다는 것을 인정하고 이젠 모든 소비자들을 타겟으로 할 것 이 아니라 그래서 맥에게 소비자를 안 뺏기려고 애쓰기 보다는(그래서 자꾸 반박하거나 직접 대응하기보다) PC만의 이미지를 좋아하는 사람들만이라도 잘 챙기는게 현재로선 답이 아닌가 싶네요. 그들에게 어떤 가치를 줄 것인가가 향후 캠페인의 핵심일거구요.

애플 vs 마이크로소프트
80년대에는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분명히 졌습니다. 그의 패퇴로 빌 게이츠는 20여년이상 전세계 IT업계의 왕좌를 누리기도 했지요 그러나 지금은 확실히 스티브 잡스가 그 빚을 슬금슬금 되갚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I'm PC를 보면 눈에 익은 사람들이 몇몇 나옵니다. 위기의 주부들로 엄청 떠버린 에바롱고리아와 남편인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가드인 토니파커도 나오구요. 빌 게이츠는 여기서도 얼굴을 비추네요(빌게이츠가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자리를 내놓고 나서는 점점 더 광고나 방송에 자주 나온다는 사실) 임팩트 있으려면 빅모델을 써야 겠다라는 생각을 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마구자비 빅모델 사용과는 다르게 광고의 맥락에 필요한 빅모델을 쓴 걸 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이 광고가 요즘 약간의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데요, 광고내용 때문이 아니라 각 모델들이 자신들은 PC유저라고 나오는데 캠페인 이전에 이들이 애플 관련 제품을 쓴 적이 있다는 사실이 보도되어 재미를 더하고 있습니다. 사인필드의 경우 시트콤에서 Mac이 소품으로 나온적이 있기도 하고, 에바롱고리아는 파파라치에게 아이폰을 쓰고 있는 걸 찍혔다고 하네요. 물론 토니파커도 아이폰 유저라고 합니다.

일전의 마이크로소프트 관련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양대 IT기업의 대결로도 주목받지만, 광고회사간의 대결도 관심거리입니다. 이번 글 앞에서 얘기했던 Whopper freakout캠페인의 대행사이자 2008년 가장 각광 받는 대행사인 Crispin+Bogusky가 I'm PC캠페인의 대행사인데요. 반면 애플은 1984 캠페인부터 관계를 가져왔던 TBWA/media-lab(좀더 자세히 말하자면 Lee Crow와의 관계라고 봐야겠죠. 그는 1984의 CD였습니다. 그가 현재 Media-lab에 일에도 관련되어 있구요. 참고로 그의 대행사인 Chaiat-day는 TBWA에 인수되었습니다)가 대행사이구요. 한 시대를 풍미했던 대행사인 TBWA(혹은 Lee Clow)와 최근 떠오르는 신상 대행사인 CP+B(Alex Bogusky)의 대결이 참 볼만합니다. 그런데 이 캠페인이 진행되고 난 최근의 전세를 살펴보면 여전히 Mac이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게다가 마이크로소프트의 대행사인 CP+B와의 만남이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다는 표현도 종종 발견하곤 합니다. 왜냐하면 CP+B라는 대행사가 그간 취해온 전략이라는게 좀 색다르고 남다른 브랜드들 혹은 그런 브랜드 이미지를 선호하는 브랜드들(미국에서의 폭스바겐의 이미지 혹은 버거킹)을 위한 전략을 잘 구사해왔습니다. 전통적인 매체에 대한 접근 보다는 비전통적인 매체(인터넷, 게임 등등)를 중심으로 크리에이티브를 전개하는 것으로 자리매김한 대행사였죠. 일등 브랜드나 메이저 브랜드 보다는 2등 브랜드나 새로운 방식이나 새로움을 통해 돌파구가 필요한 브랜드들을 위한 전략에 익숙한 대행사인거죠. 그런면에서 아직은 No.1이어서 방어가 필요한 PC와의 만남에서부터 약간은 미스매치가 아닌가 라는 의구심이들기도 했는데요. 보거스키가 워낙 틈새를 파고드는데 익숙한 대행사라서 이런 전반적인 방어전략에 얼마나 잘 대응할지에 대해서는 저도 약간 걱정이 됩니다. 보거스키 입장에서도 이번 광고주는 회사전체의 역량을 키울 수 있고 더 성장 할 수 있는 대행사로 거듭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이런 여러가지 반응과 대응에 Mac이라고 가만 있지는 않았겠지요?
마이크로소트와 애플의 신나는 입씨름 3편에서는 Mac이 어떻게 대응했는지 보여드리고, 이어서 American apparel의 광고전략에 대해서 저의 블로그 공동운영자인 스폰지의 글을 만나시겠습니다.

해당 글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을 더해 보세요.(40 내공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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